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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인터뷰]이은미, 고여있지 않는 가수가 되겠습니다

  • 기사입력 2014-03-3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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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은미가 돌아왔다. 약 2년 만에 내놓은 신보 '스페로 스페레(Spero Spere)'와 함께다. 그는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다'라는 뜻의 라틴어의 음반 타이틀 아래 '마비', '가슴이 뛴다', '해피블루스', '사랑이 무섭다', '괜찮아요' 등 총 5곡을 담아냈다.

타이틀 넘버 '가슴이 뛴다'는 이은미의 무게와 연륜의 절절함이 담긴 발라드 곡. '애인 있어요'를 통해 '국민가요'를 만들어낸 작곡가 윤일상과 또 한 번 손을 잡았다. 때문에 주목도 역시 높았다. 그는 발표와 동시에 각종 음악사이트의 정상에 이름을 올리며, 음악 팬들의 관심과 기대를 입증했다.


특히 이은미는 온라인 음악사이트를 통한 음원 공개 전, 오프라인 매장에 음반을 먼저 공개하는 이례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음악적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나는 대목으로, 여타의 가수들과는 다른 행보로 또 한 번 음악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

신보를 내놓고 만난 이은미는 지난 2년간의 근황을 차분하게 전하면서도, 새 음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는 눈을 반짝이며 열정을 드러냈다. '인간' 이은미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배려심이 많았으며, '가수' 이은미에게서는 냉철하고 단호한 면이 엿보였다.

지난 1992년 내놓은 1집 음반 '기억 속으로' 이후 음악 인생도 어느덧 22년이다. "하면 할수록 더 어려운" 음악을 통한 대중과의 소통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 2년 만에 컴백입니다. 무엇을 담고 싶었나요?

"몇 해 전부터 디지털 시스템이 피곤해졌습니다. 특히 저는 LP부터 제작했던 가수라 그런지 더욱 그렇더라고요. 지나치게 깨끗해서 피곤해지는 느낌이랄까, 이번 음반으로 살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고통, 고단함 같은 것들을 '괜찮다'고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사운드도 노랫말도 '괜찮아!'라고 말하고 싶어서 만든 음반이에요. '스페로 스페레'의 뜻도 그래요. 조금만 관심 가지면 되는 건데, 그게 참 어렵잖아요. 또 이은미에게 이런 모습도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기도 했고요. 찌그러진 사랑도 괜찮다고 말하고자 했어요"

▶ 이례적으로 오프란인 매장에 음반을 먼저 냈습니다.

"이번에는 레코딩 방법부터 변화를 줬습니다. 아주 쉽게 설명하면 이번 음반작업 때는 연주가들도 녹음실에 함께 들어갔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했죠. 원테이크로요. 그러니까 서로 밸런스를 맞추고 이끌어 가지 않으면 좋을 수가 없는 거죠. 사후 믹싱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가장 조화로운 걸 선택했습니다. 의도적으로 조절하게 되면, 듣기에 어색해니까요. 굉장히 재미있는 작업이었습니다. 디지털 녹음이지만, 공간감이 살아있죠. 사실 음반을 먼저 낼 때, 듣는 분들이 없을까 봐 우려를 하기도 했지만 입소문을 타고 오디오 마니아들의 호평을 들으니 기분 좋더라고요. 음반을 먼저 내놓고 의견을 듣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 지나치게 빠른 음반 시장, 이은미의 새로운 시도는 눈에 띌 수밖에 없네요.

"사실 현실적으로 김샐 때도 있어요. 지나치게 사이클이 빠르니까. 유일하게 대한민국만이 그런 걸로 알고 있는데, 빠르게 변하는 것이 음악가 입장에서는 재미없어요. 김도 새고, 맥도 풀리고요. 정말 노력해서 만들었는데 주목조차 받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면 당연히 속상할 수밖에요. 2, 30년 음악을 한 이들이 새로운 곡들을 가지고 나오고 들어주시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어요. 더불어 낡고 오래된 것이라고 생각 해주지 않으시면 좋겠고요"


▶ '이은미, 이런 모습도 있어요'라는 걸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어떠한 계기가 있나요?

"저의 이미지는 그렇잖아요. 강하고 세고 날카롭고 무섭고(웃음). 물론 그것도 제가 가진 모습이죠. 많은 분이 그런 이미지로 연상하고요. 하지만 그것만이 제 모습이 아니란 걸 알려드리고 싶었죠. 지인들이 무척 안타까워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의도적으로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해명한 적도 없고, 필요성도 못 느꼈어요. 음악에 녹아있다고 생각하니까요. 느끼고, 걸어가는 방향이 음악에 항상 표현된다고 생각해요. 이번 음반도 그렇죠. 번거롭겠지만, 5곡 모두를 들어보셔야 할 거예요. 그럼,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고 느껴지실 겁니다"

▶ 이은미 하면 떠오르는 또 한가지는 '솔직함'.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 음반도 그중 하나고요.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고 얼굴을 뵌 적 없는 많은 분이 저의 음반을 사주시고, 아껴주시고 또 콘서트를 보러와 주셨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는 좋은 길이 무엇인가 고민하게 됐습니다. 지난날 초등학교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어요. '마흔이 지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요. 어느 순간, 내가 무엇을 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렇다면 좀 더 나은 방법으로, 인간 이은미로서 돌려드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 떠올렸죠. 사회가 좀 더 건전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아이가 있다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당도했죠. 기성세대의 몫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사회 참여적인 것들을 하고, 건전한 방향으로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는 길을 선택했죠. 앞으로도 계속 할 예정입니다"

▶ 같은 맥락일까요, 이번 음반에는 유난히 '괜찮아'라는 가사가 많이 들립니다.

"타이틀곡 '가슴이 뛴다'는 사랑 노랫말 같지만 나, 친구들, 후배들에게 하는 이야기도 들어있어요.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노래하고, 또 '괜찮다'는 의미도 많이 들어가 있죠. 후회를 벗어내고 다시 시작해 보고 싶은, 또 한 번 가슴이 뛰는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녹여냈죠. 그걸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법이 사랑이다 보니...하지만 사랑 안에는 남녀 간의 것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괜찮아, 아직 놓기에는 일러'라는 말을, 저와 또 많은 이들에게 하고 싶었어요"

▶ 다시 가슴 뛰는 무언가를 찾고 싶다면,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건가요?

"그 치열했던, 좌충우돌 고민 많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그냥 나이 드는 것이 좋아요(웃음). 나이가 들면 모든 걸 처연하게 받아들일 것 같지만, 막상 닥치면 또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삶은 그런 거구나, 매 순간 '앗 뜨거워' 느끼면서 살아가요.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고요"

▶ '애인 있어요'를 탄생시킨 작곡가 윤일상과의 작업, 기대하는 팬들이 굉장히 많아요

"항상 그랬듯 저는 작품이 우선입니다. 누구이기 때문에, 그 사람과 작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없어요. 분명한 것은 놀랍게도 윤일상은 저의 목소리를 가장 잘 이해하고, 좋은 점도 알고 있어요. 저의 목소리가 가지고 있는 힘을 정확하게 알아서 어떤 걸 표현할 때 가장 잘하는지 알고 있죠. 그래서 그의 곡들은 뭔가 달라도 달라요. 그래서 윤일상의 작품이 선택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결정된 건 없어요. 저를 중심에 두고 곡을 쓰기 때문에 제가 거절하면 그 곡은 아무에게도 주지 않고 버려요. 저를 위해 꿈꾸고 만든다는 건, 놀라운 일이죠. 제2의 '애인있어요'를 만들고자 했다면 '가슴이 뛴다'는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이 노래대로 아껴주시면 좋겠어요"


▶ 이은미에게 '음악'이란?

"20년쯤하면 알 것도 같은데, 하면 할수록 모르겠어요. 어려워요(웃음). 아니까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하네요. 어설플 때는 뭔지도 모르고 열정만 갖고 부딪히기만 하면 됐으니까 깨지고 나동그라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알고 있으니까 가서 쾅 부딪히기가 어려워요"

▶ 그래도 계속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요?

"희한한 쾌감이 있어요. 이번 음반의 '마비'란 곡도 그랬는데, 편곡하다 기타 사운드를 떠올렸어요. 그리고 신윤철이 아니면 맡길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서 바로 전화를 걸었죠. 그를 만나 기본 반주를 틀어놓고 곡의 분위기만 설명을 했어요. 한숨을 깊게 내쉰 뒤 담배를 피우고 돌아온 신윤철은 연주를 시작했고, 제가 꿈꿨고 생각한 그대로의 느낌을 살려내더라고요. 그때 온몸의 모공이 열리는 것 같은 짜릿함, 만족 그리고 일체감이 들어요. 그 기분 때문에 못 놓는 거죠"

▶ 공연 역시 이은미에겐 특별할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딱 다섯 번 느꼈습니다. 진공상태로 모든 것이 슬로우 모션으로 바뀌는, 약간 유체이탈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공명만이 남고, 내 목소리만 들리면서 붕 뜨는 느낌이죠. 그것 때문에 하는 거예요. 25년 동안 5번 느꼈습니다. 그 기분을 다시 느끼기 위해 하는 거예요. 잊을 수가 없고, 또 한 번 느끼기 위해 몰입해서 하는 거죠"

▶ 앞으로의 이은미는 어떤 모습일까요?

"보컬리스트이기 때문에 저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무엇을 표현할 수 있을지,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고 작업을 해요. 언젠가 한 어른이 저의 노래를 듣고 '이런 것들을 녹여내기 위해 라이프 에너지를 얼마나 썼을지, 마음이 아프다'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앞으로도 그런 보컬리스트이고 싶습니다. 이 시대를 살면서 '이은미'라는 목소리를 듣고 살아서 참 좋았다라고 해주시고,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다 이뤘어요. 25년 동안 보컬리스트로서 음악적으로 진화하고 변화하고 새로운것을 꿈꿀 수 있고, 저의 목소리로 인해 다시 충전할 수 있게끔, 고여 있지 않으려고 노력할 겁니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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