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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식..뉴욕의 다문화 표현한 이스트사이드 스토리,어느새 10년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안식년을 보내기 위해 뉴욕에 머물던 작가 김명식(동아대 교수)은 어느날, 차창 밖 풍경에 눈이 꽂혔다. 성냥갑같은 색색의 작은 집들이 마치 사람의 얼굴처럼 다가온 것.

순간 그 작은 집들은 뉴욕에 살고 있는 여러 인종으로 오버랩됐다. 흔히들 ‘문화의 용광로’이자 ‘인종의 용광로’(ethnic melting pot)로 불리는 뉴욕을 그는 낮으막한 집들에서 재확인한 셈이다.

지체 없이 작업실로 달려간 그는 그 색색의 집들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김명식의 ‘이스트사이드 스토리’ (East Side Story)연작이다. 화폭에 드러난 것은 집들이지만 그것은 사람을, 그리고 다인종들의 삶을 은유하고 있다.

김명식 East Side Story F1-03. 53.0x45.5cm, Oil on canvas, 2014 [사진제공=선갤러리]

그의 이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이렇게 2004년 탄생했고, 이듬해인 2005년 1월 뉴욕 5번가의 리즈갤러리에서 ‘아시안 3인전(핫토리, 장궈수, 김명식)‘을 통해 처음 선보여졌다. 이후 2월 로쉬코스카 갤러리(뉴욕), 2006년 디아스포라 바이브 갤러리(마이애미), 2007년 PS35갤러리(뉴욕)에서 잇따라 개인전을 가지며 이스트사이드 스토리 연작을 발표했다.

김명식 East Side Story JF-14 90.9x65.1cm Oil on canvas 2014 [사진제공=선갤러리]

이스트사이드 스토리라는 타이틀로 작업한지 올해로 10년을 맞는 작가 김명식이 작품전을 마련했다. 김명식은 서울 인사동 선화랑(대표 원혜경) 초대로 4월 2일부터 15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치열하게 몰두했던 ‘East Side Story’작업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작업을 전망해보는 자리다.

’이스트사이드 스토리‘에 앞서 김명식은 1990년대 ’고데기(강동구 고덕 지구의 옛이름) 연작‘으로 입지를 다진바 있다.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의 풍경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회화는 호응이 높았다. 그러나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고자 1999년 뉴욕여행으로 여행을 떠났고,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역동적인 하모니를 일으키는 도시에서 큰 영감을 얻었다. 그리곤 2004년 뉴욕에 둥지를 틀고 작업을 하게 된 것. 

김명식 East Side Story LAN01. 72.7x53.0cm Oil on canvas 2014 [사진제공=선갤러리]

작가는 “색색의 작은 집들이 다정히 이웃해 있거나, 띄엄띄엄 늘어서 있는 나의 East Side Story는 인종간 갈등 없이, 이념의 갈등 없이 서로 화합하며 평화롭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작업이다. 또 제목에서의 동쪽은 항상 해가 떠오르는 곳으로, 희망을 은유한다”고 했다. 붓 대신 나이프를 사용해 단순하면서도 자유분방한 화면을 만들어내는 김명식은 유화로 시작된 이스트사이드 스토리 연작을 최근에는 판화, 입체, 도조, 드로잉 등 여러 장르로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유화 연작과 함께 테라코라로 집 모양의 입체를 만들고, 그 위에 물감을 칠한 도조 작품과 판화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새롭게 시작한 서정적인 풍경 연작도 공개한다. 총출품작은 50여점. 모두 신작이다.
김명식은 그간 서울, 도쿄, 상하이, 항주, 마드리드, 시드니, 뉴욕 등지에서 60여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이번 전시는 장리석미술상 수상 기념전도 겸하고 있다.

서울 전시가 끝나는대로 부산(5월), 뉴욕(6월), 일본 고쿠라(7월), 몽골 울란바토르(9월), 미국 마이애미(12월), 일본 시코쿠(2015년 2월)에서의 릴레이 개인전 일정이 잡혀 있다. 02-734-0458
yrlee@heraldcorp.com

작업 중인 작가 김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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