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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이성규> 장애인 고용, 대기업이 좀 더 나서주길
정부의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구현은 사실 ‘일자리 창출’로 집약된다. 상상력과 창의력 극대화를 통해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창조경제를 꽃 피워 부가가치가 높고 글로벌 경쟁에서 차별화되며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 정부는 출범 시 이미 ‘고용률 70%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으며 ‘반듯한 시간 선택제 일자리’ 확대 사업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이와 맞물려 장애인 고용 환경도 더욱 힘을 받고 있다. 1990년대 초반 0.43%에 불과하던 장애인 의무고용사업체의 고용률이 2013년 6월 기준 2.48%까지 상승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과거에는 중소기업에서 장애인을 많이 고용했고 경증장애인 위주의 고용 현상이 두드러졌지만, 최근 들어 대기업에서도 장애인 고용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장애인 고용에 소극적이었던 금융업, 도ㆍ소매업, 출판ㆍ영상ㆍ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등에서 모범사례가 나온 점은 매우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IBK 기업은행은 2010년 말부터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충족하지 못해 장애인 고용 부담금을 내는 것은 죄악”이라며 장애인 채용에 적극성을 보여 왔다. 그 후 1년6개월 사이 장애인 직원 비율이 0.74%에서 2.54%로 올랐다. 지난해에는 장애인 고용계획을 성실하게 수행한 기업에 수여하는 ‘트루컴퍼니(장애인고용신뢰기업) 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기업의 선도적인 장애인 고용 사례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설립하는 방식으로도 나타났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란 장애인고용의무사업주(모회사)가 장애인고용을 목적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하고 자회사에서 장애인을 고용한 경우 모회사에서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 고용률에 산입하는 제도다. 작년 한 해 동안 LG전자의 하누리, 효성ITX의 행복두드리미, LG화학의 행복누리 등 11개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 설립됐다. 이 외에도 삼성SDS의 오픈핸즈, LG디스플레이의 나눔누리, LG유플러스의 위드유 등도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설립해 장애인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장애인고용에 주력하고 있으며, 올해 약 300명 이상의 장애인을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출판ㆍ영상ㆍ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계에서도 롯데정보통신, 롯데시네마 등이 장애인 고용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근로 지원인 서비스와 보조공학기기의 발전으로 장애인의 ‘고용가능성(employability)’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3년 자료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100인 미만 기업에서 전년 대비 4.5%의 장애인이 증가한 반면 1000인 이상 기업에서는 8.9%가 증가했다.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 증가율이 올라가는 것은 너무나 다행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대기업의 장애인고용 현황을 보면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민간기업의 장애인고용률을 살펴보면, 300~499인 사업체는 2.72%, 500~999인 사업체는 2.48%, 1000인 이상 사업체는 1.94%로 규모가 커질수록 낮아진다.

대기업이 모범을 보여 장애인에게 괜찮은 일자리를 더 줄 수 있는 나라가 ‘국민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아니겠는가? 봄기운이 완연한데 아직도 장애인고용 체감온도는 차갑기만 하다.

이성규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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