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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성장정체 맞이한 국내 기업에 혁신 DNA 이식”
25년 경영혁신 외길 김기홍 가온파트너스 대표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시작은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 1988년 중앙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자마자 물 흐르듯 삼성종합화학(現 삼성토탈)에 입사했다. 삼성과 현대 등 유수의 대기업이 앞다퉈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조성하던 시기였다. 미래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어렵지 않게 찾은 첫 직장에 ‘전공과 운때가 맞았다’고 생각했다.

전환점은 입사 3년차에 찾아왔다. 엔지니어 일에 재미를 붙이던 시기였다. 현장에 나가야 더 큰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시 삼성종합화학이 서산에 가지고 있던 13개의 공장 중 한 곳으로 이동을 자원했다. 직접 본 현장은 충격적이었다. 여수와 울산 등지에서 급조한 인력들은 팀워크를 발휘하기는커녕 난장판을 이루고 있었다. ‘혁신이 필요하다’고 처음 생각했다.


국내 오퍼레이션(혁신전략이 경영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일련의 절차) 컨설팅의 대가로 손꼽히는 김기홍(54ㆍ사진) 가온파트너스 대표가 경영 컨설턴트의 세계에 처음 발을 내딛게 된 계기다.

17일 경기 분당 가온파트너스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1991년 당시 7개월 동안 공장이 위치한 서산 시내 서점의 모든 경영혁신 관련 도서를 독파, 평사원의 신분으로 ‘현장혁신 계획’을 수립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평사원이었던 김 대표가 낸 이 혁신 계획은 끈질긴 설득 끝에 임원진의 지원을 받아 삼성종합화학 전사로 보급, 1998년에는 자본금 5000억원으로 설립된 삼성종합화학의 기업가치를 1조3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공에 맞춰 엔지니어의 삶을 시작했던 청년이 경영혁신 전문가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2001년 두산 계열의 토종 오퍼레이션 컨설팅 기업 네오플럭스(前 노보스 컨설팅)로 자리를 옮겨 다시 10년간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그룹해외법인의 컨설팅을 담당했다.

김 대표는 “삼성종합화학에서의 10년은 몸으로 직접 부딪혀 혁신을 배운 시기였고, 두산에서의 10년은 전문가로서 일하며 생각을 완성하는 시기였다”며 “인생의 남은 10년은 지난 20년간 일을 하며 깨달은 철학을 실행하는 데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가온파트너스의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1년 당시 재직 중이던 네오플럭스의 상무 자리를 박차고 나와 가온파트너스를 설립했다. 김 대표가 가온파트너스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국내 컨설팅 산업의 질적 향상’과 ‘기업 내부의 혁신 DNA 생성’ 두 가지다.


“국내 컨설팅 산업은 근대 산업의 발전과 함께 유기적으로 성장해온 미국ㆍ유럽의 그것과는 달리, 70년대 ‘공장 새마을 운동’ 80년대 ‘설비관리 이론’ 90년대 ‘6시그마’ 등 정형화된 이론을 ‘수입’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지적이다.

즉, 국내 기업의 수준이 더는 추격할 만한 성장모델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 했음에도, 컨설팅 업계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능력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개별 기업의 현장 상황에 따라 맞춤형 혁신을 제공하는 ‘오퍼레이션 컨설팅’과 기업 내부 혁신인력인 ‘ICG’(Internal Consultant Group) 육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개별 기업 현장에 컨설턴트를 직접 투입해 새로운 맞춤형 혁신전략을 제시하고, 나아가서는 기업이 스스로 내부에서 혁신동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혁신인력’을 육성해줘야 한다는 것.

김 대표는 “가온파트너스 설립을 결심한 2011년 지식서비스산업분야 무역역조가 208억달러에 달했다”며 “그 중 해외 컨설팅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 이제 우리 컨설팅 업계도 스스로 혁신전략을 수립해 수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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