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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드카엔 러시아가 없다…왜?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러시아를 대표하는 보드카 시장은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지만 정작 러시아산 보드카가 없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드카는 지난해 23만상자(1상자 9ℓ)가 판매되며 전년대비 44% 성장했다. 지난 2011년 10만상자에 비하면 2년새 무려 2.3배 커진 규모다.

세계적 주류정보업체 ‘임펙트 데이타뱅크’에 따르면 보드카가 러시아를 대표하는 술이다. 하지만 세계 1위 프리미엄 보드카는 영국 디아지오의 ‘스미노프’다. 2위는 스웨덴 ‘앱솔루트’이며, 3위 역시 스웨덴 ‘스베드카’다. 보드카 종주국인 러시아산 보드카는 메달권에선 찾아 볼 수 없다.


전세계 프리미엄 보드카 소비량도 러시아는 9위에 머물고 있다. 1위는 미국이며 2위는 영국, 3위는 독일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많이 소비되고 있는 보드카는 프리미엄급이 아닌 값싼 스탠다드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우리나라로 치면 고가의 증류식 소주(안동소주 등)보다 일반 희석식 소주(참이슬, 처음처럼 등)가 많이 팔리는 것과 같은 경우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국내 보드카 시장은 비슷한 듯하면도 색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프리미엄 보드카는 스미노프가 아니라 앱솔루트이며, 그 뒤를 스미노프가 힘겹게 쫓고 있다. 3위는 새롭게 프랑스의 ‘그레이 구스’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세계 1위 브랜드가 좀처럼 기를 펴기 힘든 나라이다”며 “세계 1~2위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 발렌타인도 국내 위스키 브랜드 윈저, 임페리얼 등에 가로막혀 판매량이 5순위권 밖에 머물고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국내 1~2위 두 보드카 브랜드의 국내 판매량은 각각 65%, 20%로 85%를 점유하고 있다. 이같은 순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전망된다. 반면 3%, 6000상자로 추정되는 3위권 싸움부터는 혈투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레이 구스를 비롯해 보드카의 원조 러시아산 ‘스톨리치나야’와 ‘러시안 스탠다드’, ‘벨루가’와 핀란드의 ‘핀란디아’, 덴마크의 ‘단즈카’가 지난해 출시되며 3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하지만 올해 부턴 상황이 조금 달라질 것 같다. 올 봄 부터 러시아산 보드카 신제품이 줄줄이 출격하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는 3월 아이슬란드의 ‘레이카’가, 5월에는 폴란드 ‘스노우레퍼드’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레이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김일주 대표는 “올해 보드카 시장은 올림픽 메달 색깔 만큼이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인지도나 명성만 믿고 차별화된 마케팅이나 스토리텔링 활동이 없는 브랜드는 금방 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카는 화산과 빙하의 땅 아이슬란드의 천연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려 증류된 수제 보드카이다. 화산지대의 지열을 이용해 증류하고, 4천년 된 화산암 지대의 북극 용천수와 정제과정에서 숯 대신 화산암을 사용해 더욱 부드럽고 순수함을 강조하고 있다. 스노우레퍼드는 국제 멸종위기종인 눈표범을 돕기 위해 개발된 스토리를 강조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될 쯤에는 아마도 순위가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며 “품질에 대한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싼 가격과 양(量)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고품질의 주류로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접근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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