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데이터랩] 관객 2억명… 한국인의 지독한 영화 사랑
한국영화 연간 관객 수 2억명의 시대다. 세계에서도 오직 다섯 국가만이 연간 2억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은다. 인구를 감안하면 한국인의 ‘영화사랑’은 더 도드라진다. 국민 한 명이 연평균 4.25회의 영화를 봤다. 2위인 ‘영화의 나라’ 미국의 3.88회를 훌쩍 넘는다.
전국 각지에 영화관이 늘면서 관객 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1970년에 가장 인기 있던 작품인 미국영화 ‘챔프’가 공식적으로 채 100만의 관객을 모으지 못한 반면, 2010년대 최고 인기작인 ‘아바타’에는 1362만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시대별 최다관객동원 작품들에서 당시 국민들의 삶과 꿈이 엿보인다. 70년대에는 ‘챔프’와 ‘타워링’ 같은 할리우드 명작과, ‘취권’과 ‘사형도수’로 대변되는 홍콩배우 성룡의 액션활극이 국민들을 사로잡았다. 80년대에는 ‘인디아나존스’와, ‘ET’같은 할리우드 대작들과 함께 ‘킬링필드’, ‘플래툰’ 같은 반전영화들이 관객을 불러 모았다. 99년 쉬리를 필두로 한국영화들이 힘을 키우면서 2000년대 이후에는 오히려 한국영화들이 관객동원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드롬을 만들어낸 영화도 많다. 72년 개봉한 ‘벤허’는 변변한 극장이라곤 한 손가락으로 꼽을 수준이던 당시에도 서울사람 100명 중 14명이 봤을 정도로 화제작이었다. 한국영화 열풍의 시발점이었던 99년의 ‘쉬리’는 서울사람 4명중 1명이 볼 정도로 인기였다. 3D혁명을 가져온 2009년의 ‘아바타’는 서울 사람 10명 중 4명이 봤다.
‘영화관람 세계 1위’의 뒤엔 ‘그늘’도 있다. 지난해 국민들의 한 달 평균 여가비는 12만5000원으로 2010년보다 4만3000원이나 줄었다. 2011년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음악, 미술, 연극, 뮤지컬, 국악, 무용 등 나머지 문화장르의 공연이나 전시회를 관람한 횟수는 ‘모두 합쳐’ 연평균 1회가 되지 않았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살림살이에 한국인들이 가장 값싸 영화만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특별취재팀=홍승완ㆍ김상수ㆍ도현정 기자/sw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