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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빚 권하는 증권시장
가계부채 ‘1000조 시대’ 서민 시름 가중
주식담보대출 7조7555억 5년새 2배 늘어
코스닥 중심 신용거래 큰폭 증가
증권사들 저금리 ‘담보대출 유혹’도




우려했던 가계부채가 마침내 1000조를 넘어섰다. 전세대출, 학자금대출 등 각종 대출로 빚잔치를 하고 있는 서민들은 증권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빚내서 주식을 사고 이렇게 산 주식을 담보로 다시 대출받는 악순환의 고리가 서민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예탁증권담보융자(주식담보대출)는 계속 늘어 2008년 말 3조2712억원에서 2013년 말 7조7555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는 2008년말 1조5060억원에서 지난해말 4조1918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는 2008년 말 2875억원에서 2013년 말 1조8921억원으로 급증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비중이 유가증권 시장에 비해 3배 이상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민경제 측면에서 코스닥의 신용거래융자 급증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예탁증권담보융자가 늘고 있는 것은 가처분소득이 감소하면서 생활비 부담이 커진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담보로 빚을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추세는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로부터 투자자금을 융통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인데, 코스닥을 중심으로 신용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개인들의 부채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증권업계가 조장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유례없는 증시침체 속에 증권사들이 수수료 수입이 급감하자 이같은 담보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탁증권담보융자의 금리는 통상 6%대에서 형성되는데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 4%대 금리를 제시하면서 은행 대출을 대환하는 투자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싼 이자는 희소식일 수 있지만 대출 의사가 없던 이들마저 대출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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