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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혁신’ 칼빼든 정몽구 회장 “위기 정면돌파” 선언
올 현대차그룹 경영화두…“조직 효율성 확보, 미래성장 기반 강화하겠다”
원화 강세, 엔저를 뚫고 부활에 성공한 일본차, 탄력 받은 미국차, 세력 확장에 나선 유럽차들과 맞서야 한다. 공장을 새로 짓고 인센티브를 늘린다면 당장 숫자 싸움에선 밀리지 않겠지만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분명 알고 있다.

정몽구(76)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연초부터 기본기를 강조한 이유다. 정 회장은 올해 ‘역량 강화를 통한 미래성장 기반 강화’를 그룹 경영 방침으로 빼들었다. 사업장과 관리체계를 혁신해 조직의 효율과 역동성을 확보,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800만대 생산체제 돌입이 확실하다고 봤던 시장의 예상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정 회장은 다소 보수적인 생산ㆍ판매 목표인 786만대를 제시했다.

작년과 올해 신년사를 비교해 보면 명확해진다. 올해는 유독 ‘혁신’(2회→4회)이란 표현이 늘었다. 대신 그동안의 화두였던 ‘생산’(6회→3회) ‘품질’(5회→1회) 등은 사용 빈도가 줄었다. 경영진들에게는 현장경영을 재차 주문했다. 본인부터 “올해는 해외(출장)를 많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어느덧 우리 손으로 만든 ‘포니’가 탄생(1976년)한 지 38년이 됐다. 그동안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은 수출 1위 효자 품목에 올랐다. 직ㆍ간접 고용인원만 175만명. 지난 10년간 여수 인구(29만명)와 맞먹는 일자리가 생겼다. 대한민국 7가구당 1가구가 자동차 산업에 종사한다. 글로벌 5위 현대ㆍ기아차는 전 세계 9개국의 31개 공장을 거느리고 있으며, 수직 계열화의 축인 현대제철은 고로 3호기 완공을 통해 글로벌 철강회사가 됐다. 현대건설은 해외 수주 누계 1000억달러를 훌쩍 돌파한 상태다.

모두가 어수선하던 지난달 30일에는 의미 있는 소식도 들렸다. 정 회장이 지난 2006년 현대차 불법 비자금 수사 당시 언급했던 “2013년까지 8400억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모두 지킨 것이다. 작년에는 6000억원 규모의 계열사 광고 및 물류 물량을 중소기업으로 돌리고, 사내하청(하도급) 근로자를 대거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조치를 먼저 내놓기도 했다.

연초 다들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할 때 정 회장은 과거를 돌아보자고 했다. 또한 기본기를 다지는 혁신을 통해 내실 있게 미래를 준비하자고 당부하고 나섰다. 모두가 안녕하기 위한 해법을 찾는 요즘, 세련되진 않지만 늘 선제적인 실천과 결과물을 보여 줬던 그의 주장에 다시 한 번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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