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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中, 구리 전략적 비축…닥터 코퍼 위상 흔들
세계 경제 선행지표 구실을 하는 ‘닥터 코퍼(구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구리 값이 급등했지만, 이같은 현상이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호전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세계 구리 소비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정부의 전략적인 비축 등에 힘입어 구리 가격이 지난 7개월래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지난주 말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값은 톤당 7460달러를 기록했다. 6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는 파운드 당 3.36달러를 기록하며 6개월래 최저치인 3.07달러보다 약 10%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이같은 가격 상승이 중국 경제를 비롯한 전세계 경제가 좋아지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중국으로 향하는 구리 전부가 공장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며 중국 정부가 전략적인 목적에서 구리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외국 은행에서 자금을 융통할 때 구리계약을 담보로 하고 있는 것도 실질적인 시장 소비에 반영되지 않는 매입으로 분석됐다.

단기 대출 등을 위해 매입되는 구리는 실물 경제에 반영되지 않아 ‘닥터 코퍼’가 전하는 메시지를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금속에 대한 산업 수요는 상대적으로 건전할 것으로 FT는 평가했다.

금속 원자재 컨설팅 업체 CRU의 매튜 워나콧은 “지난해 구리 수요는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것 보다 탄탄했다”며 “장기적인 중국 수요가 (예전 전망보다)더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 역시 전세계 구리 수요가 지난해 3.6% 늘어났고, 올해엔 4.5%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수요와 함께 신규 광산을 통한 공급량도 늘어나면서 추가적인 구리 가격 상승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페루와 칠레, 몽골과 잠비아 등 여러 국가에서 신규 광산이 개발돼 생산을 시작하고 기존 광산 역시 생산량을 확충해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가까운 시일 안에 구리값이 뛰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탠다드뱅크는 향후 3년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이터가 27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에 따르면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경우 올해 공급량이 33만톤을 초과하면서 평균 7073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오는 12일부터 광물 수출을 금지할 예정인 인도네시아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출이 제한될 경우 올해 공급량 30만톤이 줄어들면서 초과 공급량을 상쇄할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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