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평가업체 CEO스코어 조사
500대 그룹중 176개사 달해
삼성·신세계 오너일가 거의 빠져



내년부터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이사의 보수 공개가 의무화된 가운데 국내 500대 기업 중 등기이사 평균 연봉이 5억원을 넘는 곳은 176개사, 536명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주주 일가가 등기이사로 있는 기업은 절반인 96개사에 94명이다.

18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500대 기업 가운데 총수가 있는 30대 그룹으로 범위를 좁히면 등기이사 평균연봉이 5억원 이상인 기업은 117개사이고 이 중 대주주가 등기이사로 등재된 곳은 57.3%인 67개사, 인원은 61명이다.

그룹별로 삼성, 신세계 오너 일가는 대부분 미등기 임원이어서 연봉 공개 대상이 아닌 반면 현대차, SK 등 대다수 그룹은 대주주가 등기이사를 맡고 있어 연봉이 공개될 전망이다.

삼성의 경우 연봉공개 대상이 될 수 있는 오너는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사위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 등 나머지 일가는 모두 미등기 임원이다.

신세계그룹 역시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 2월 계열사 등기 이사직에서 물러나 오너 일가 가운데 등기 임원은 없다.

따라서 연봉 공개대상이 등기이사로만 한정된 가운데 대주주들이 등기이사직을 사퇴하고 미등기 이사로 경영에 참여할 경우 연봉공개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전망이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를 맡는 전문경영인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나올 수 있다.

실제 기업총수의 연봉 공개 문제가 공론화된 이후 고액 연봉으로 논란을 빚었던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부인 이화경 부회장, 메리츠금융지주 조정호 전 회장 등이 등기이사직을 사퇴했다.

반면 현대차, SK, LG, 롯데, 한진, 한화 등은 대주주가 등기이사를 맡고 있어 보수공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동수 GS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등의 보수가 공개될 전망이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