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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판ㆍ오너 리스크’로 찍힌 기업 주가도 폭삭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남양유업 영남제분에 이어 아모레퍼시픽까지 ‘갑(甲)의 횡포’로 뭇매를 맞은 기업이 증시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평판 악화 자체가 시장에서는 악재일 가능성이 높은데 실적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비자금 조성이나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CJ 효성 셀트리온 등의 주가도 약세다. 압수수색이 실시된 동양그룹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실적뿐만 아니라 ‘평판 리스크’나 ‘오너 리스크’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평판ㆍ오너 리스크 기업 주가 급락=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로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갑을 논란, 검찰 수사 등에 연루된 기업의 주가는 고점 대비 급락했다.

지난 5월 3일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킨 남양유업이 대표적이다. ‘밀어내기’ 등 대리점에 대한 부당한 영업실태가 드러나 곤욕을 치른 남양유업 주가는 녹음 파일 공개 이후 26%나 하락했다. 연초만 해도 주당 100만원대의 황제주를 자랑하던 남양유업은 지난 15일 기준 85만2000원으로 주저앉았다. 


여대생 청부살해 사건으로 논란이 된 영남제분은 52주 최고가 대비 반토막이 났다. 영남제분은 류원기 대표이사에 대한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상태다.

최근에는 아모레퍼시픽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막말과 욕설을 하며 운영권 포기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 11일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이틀 연속 내렸다.

박나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과 관련해 “방문판매 매출 부진과 중국 사업의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며 “최근 대리점주와의 갈등이 부각되며 정부 규제 및 과징금에 대한 가능성으로 당분간 주가가 약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동양증권의 경우 부실 계열사의 회사채와 CP(기업어음)에 대한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3주간 주가가 25%가량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올들어 SK CJ 효성 등 그룹 총수가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이들 그룹의 주가도 급락했다.

CJ는 지난 5월 21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된 이후 주가가 18% 하락했다. 효성도 지난 11일 탈세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급락했다가 지난 15일 반등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8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서정진 회장을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3% 넘는 낙폭을 보였다. 지난 8월 6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4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처럼 기업 이미지를 깎아먹는 사건으로 고전한 기업은 소비자에게 외면받으면서 실적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양유업과 영남제분은 논란이 불거진 이후 불매운동까지 일어나기도 했다.

남양유업의 경우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한 26억원에 그쳤고, 영남제분도 작년 2분기 영업이익 32억원에서 올해 1억7000만원으로 급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의 실적 등 정량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평판, CEO(최고경영자) 등 정성적인 부분도 투자 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착한 기업은 주가수익률도 앞서=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기업의 주가가 약세를 나타낸 반면 사회적 책임을 준수하는 상장사의 주가수익률은 코스피지수보다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 책임투자 컨설팅회사인 서스틴베스트가 국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주요 상장사 601곳의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성과를 평가한 결과 상위 등급에 속한 기업은 지난달 말까지 6년 9개월 새 63.58%나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 상승률(40.5%) 대비 23.1포인트 높은 수치다. 반면 하위 등급에 속한 기업의 주가는 -7.77%에 불과했다.

ESG 평가에 적용된 기준은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제품개발 역량 강화, 근로여건 개선 및 협력사 지원, 주주권리 제고와 독립적 이사회 구성ㆍ운영 등이다.

삼성그룹은 ESG 평가대상 계열사 17곳 가운데 7개사가 최상위 등급(AA)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하이마트 제일기획 한진중공업홀딩스는 환경경영 역량 강화, 지속가능경영 인프라 구축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등급이 올해 상반기 대비 3단계 이상씩 상승하기도 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최근 기업의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상의 부정적 이슈가 기업가치를 직접 떨어뜨리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며 “이제는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성과도 고려하는 사회책임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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