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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단 암치료 어디까지 왔나> 발병률도 생존율도 1위…갑상선암 잡는 명의는 ‘닥터로봇’
? 갑상선암 <끝>
암환자 중 18%…초기 생존율 99.7%
로봇수술 ‘신경모니터링’ 성대 등 보호
의료진들 섬세한 종양제거 큰도움

흉터 줄이는 겨드랑이 내시경도 인기
재발방지 위해 수술후 호르몬제 필수


‘국민암’ ‘별로 무섭지 않은 착한 암’ ‘남녀노소, 나이불문의 암’ ‘한국인 발병 1위암’ 모두 ‘갑상선암’의 별칭들이다.

국가암정보센터가 발표한 2010년도 전체 암 발병률 통계에 따르면 주요 암 발생자 20만명 중 갑상선암 발생자수는 3만6021명으로 17.8%를 차지하며 주요 암 발생자 5명 중 1명이 갑상선암이다. 특히 갑상선암은 여성암 발생자 9만9039명 중 2만9790명을 차지해 여성암 발생자의 3명 중 1명이 갑상선암으로 압도적인 발병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갑상선암은 생존율도 1위로 치료가 잘되는 암이다. 2006~2010년 암발생자의 5년 생존율은 64.1%인 반면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은 99.7%로 조기발견 시 생존율은 매우 높다.

▶‘로봇수술’ ‘신경모니터링’으로 성대 등 완벽 보호, 내시경 겨드랑이로 집어넣어 흉터 없이 수술=갑상선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최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갑상선 수술 중 신경모니터링’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김훈엽 교수는 “갑상선 수술 중 손상받을 수 있는 반회후두신경을 수술 중 완벽히 찾아내고 그 기능을 끝까지 보존해 수술 후 성대의 움직임을 정상적으로 유지함으로써 환자들의 목소리가 더욱 정상에 가깝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로봇수술 역시 정교해지고 있다. 갑상선 수술은 갑상선과 근접한 후두신경과 부갑상선을 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갑상선암 수술의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 주변의 림프절 절제술도 시행해야 하는데, 로봇수술은 내시경과 달리 수술 부위의 영상을 3차원으로 보여주고 실제보다 10배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이 더욱 섬세하게 수술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김훈엽 교수가 환자의 유두 주위를 통해 수술용 로봇을 삽입해 흉터없는 갑상선암 로봇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대안암병원]

겨드랑이에 내시경을 집어넣어 흉터가 전혀 드러나지 않게 하는 내시경수술은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놓다. 이 수술은 암 크기가 1㎝ 이하고, 림프절 등에 전이가 없을 때 적용한다. 갑상선 수술의 경우에는 기존의 수술법으로는 목 아래 부분에 밖으로 보이는 긴 절개 흉터가 남는 데 반해, 내시경과 로봇을 이용한 수술은 가슴과 겨드랑이 주름을 따라서 혹은 머리카락 선(hair line)의 안쪽, 구강을 통해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아 수술 후 환자들의 만족도가 크다. 고려대 안암병원 갑상선센터 정광윤 교수는 “특히 머리카락 선을 이용해 갑상선의 혹을 절제하는 수술은 흉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환자들이 기존의 수술에 비해 미용적 만족도가 매우 높고 음성이나 연하, 경부 불편감 등도 조기에 정상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세포검사’만으로도 90% ‘갑상선암’ 여부 판단 가능=갑상선암은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자보다 유병률이 2~4배 높을 정도로 여성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여성 중에서도 가족 중에 갑상선암 병력이 있거나 과거 목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력이 있다면 암일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또한 혹이 최근에 발견되고 자라는 속도가 빠르며, 음식을 삼킬 때 걸리는 느낌이 있다든지, 숨이 차거나 목소리가 변했다면 암일 가능성이 더 높다. 갑상선암을 진단하기 위한 가장 간단하고 정확한 방법은 가는 바늘을 이용해 혹에서 세포를 뽑아 검사를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혹이 있으면 누구에게나 일차적으로 시행하며 대개 세포검사만으로 80~95%에서 암인지 여부를 알 수 있다. 이 검사에서 양성 갑상선 혹으로 진단되면, 혹의 크기가 아주 커서 압박 증상이 있거나 미용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정기적으로 경과 관찰만 해도 된다. 지속적으로 혹의 크기가 커지는 경우는 첫 검사 시 위음성(암인데도 양성으로 진단된 경우)을 고려하여 미세침흡인 세포검사를 한 번 더 받아보는 것이 좋다.

▶생존율을 높이고 완치하기 위해 갑상선 호르몬제, 방사성 요오드 치료 병행해야=갑상선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대부분은 수술로 거의 완치될 수 있다. 수술은 암이 자라는 갑상선을 제거하는 것으로 대부분 3박4일 이내에 퇴원이 가능하다. 이 때, 별도의 항암 치료는 필요없지만, 중요한 것은 재발 방지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수술 환자는 거의 대부분 갑상선 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 호르몬제는 다른 호르몬제와는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으므로 약 복용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으며, 비타민이나 칼슘이 부족하면 외부에서 보충해주는 것처럼 수술 후 부족한 호르몬을 충전시키기 위한 목적과 동시에, 암 재발에 영향을 미치는 갑상선자극호르몬(TSH)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종의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2㎝ 이상의 갑상선암인 경우나 다른 조직 또는 림프절로 전이된 경우 등은 수술 후 방사성 동위원소인 요오드(옥소) 치료를 하는데, 이는 수술 후 혹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갑상선 암세포나 정상 갑상선 세포를 완전히 없애기 위한 것이다. 정상 세포를 제거하는 것은 이후 또 다른 종양이 이곳에서 재발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기 위함이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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