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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빅데이터 활용 후 마케팅효과 10배”
자산관리 예측모델 개발…박진환 한투증권 부장
307만명 고객별 거래패턴 등 분석
맞춤형 정보 제공 시장반응 좋아


“수익을 낸 주가연계증권(ELS) 만기도래 고객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문자메시지를 보냈더니 반응률이 전에 비해 10배 이상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이 요즘 화두인 빅데이터 기반의 ‘자산관리 예측모형’을 개발해 마케팅에 활용, 초기 단계부터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한 박진환(49·사진) 마케팅부 부장은 빅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성공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다.

박 부장은 “1만명 이상 고객 대상 서비스 안내 이벤트의 반응률은 0.3% 안팎에 불과했지만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욕구를 분석한 후의 반응률이 3% 이상으로 급등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자산관리 예측모형’은 한국투자증권 고객 307만명의 고객별 선호상품, 거래 패턴 등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예측 정보를 만드는 것이다. 핵심은 고객이탈 방지 및 신규상품 마케팅이다.


그는 “5개의 펀드를 가입했던 고객이 이를 2개로 줄이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이터가 나온다. 그러면 이런 고객들만 따로 모아 영업점에 이야기해주고, 개별 연락해 거래관계를 이어가도록 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잔고가 1억원이 넘으면 자금을 뺄 확률이 높아지는데 해당 고객들과 접촉해 신상품이나 대체투자를 권유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상품 마케팅 측면에서의 활용 가능성은 더욱 크다. 단순 상품안내가 아니라 상품별로 마케팅군을 나눠서 적극적인 세일즈가 가능해진 것이다.

빅데이터 활용은 지난해 검토가 됐고, 연초부터 모형 개발이 시작됐다. 마케팅 부장이다 보니 그에게 개발업무가 떨어졌지만 적임자이기도 했다. 그는 1990년 한국투자증권(당시 한국투자신탁) 입사 이후, 해외투자 및 국제업무,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랩 운용역 등 자산관리 분야를 두루 경험한 베테랑이다.

박 부장은 “1990년대 초 국내 자본시장이 개방됐을 때 외국인들이 최초로 한국에 투자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한국투자신탁 시절 국내 해외 첫 투자를 한 경험이 있다”며 “변화를 위한 최초에 큰 두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모형 개발을 위해 7명의 팀원과 함께 관련 서적들을 샅샅이 섭렵하고, IBM 등 세계 유수의 컨설팅회사는 물론 국내 관련 대기업과도 접촉해 지식을 하나 하나 쌓아나갔다. 이를 바탕으로 사내 IT본부와 협력해 몰두한 결과 6개월여 만에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노하우를 얻으려는 다른 증권사들의 문의가 쇄도하기도 했다.

박 부장은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수익이 높아지면 회사로서도 전체 고객자산이 늘어나는 ‘윈-윈 효과’가 있다”면서 “자산관리 모형을 더욱 고도화시켜 활용범위도 크게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남근 기자/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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