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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alth> 게스트하우스 전성시대...투자 어떻게?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 은퇴 후 서울 신촌에서 원룸 임대 사업을 하던 정모씨(58세)는 최근 구청을 방문해 ‘외국인 관광객 도시민박업소’ 등록 허가 신청을 했다. 주변에 원룸이 워낙 많다보니 월 임대료를 낮춰도 빈 방이 늘자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정씨는 “대학생에게 월세를 놓는 것보다 수입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민박집인 게스트 하우스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창업 문턱이 낮고 공급 과잉으로 휘청이는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다른 임대사업보다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정씨의 경우 원룸형 주택을 침대 7개(방4개)를 갖춘 게스트 하우스로 개조하느라 쓴 돈이 모두 1500만원. 침대당 하루 2만∼5만원씩 받으면 관리비 등을 빼도 월 200만원 가량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정씨의 계산이다. 

지난 3월 서울 강남역 부근에 문을 연 ‘게스트하우스 케이’

▶게스트 하우스, 블루오션으로 뜬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아 게스트 하우스 창업이 한창이다. 서울시에 등록된 ‘외국인 관광객 도시민박업소’는 지난 8월말 기준 모두 329곳으로, 올 들어 100개 이상 생길 만큼 급증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00여만명이던 외국인 관광객은 오는 2015년 1380여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꾸준히 늘어나는데 아직 국내 게스트 하우스 시장은 초기 단계라서 수급 여건이 양호한 편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홍대, 신촌, 종로 등은 연 평균 수익이 10%대가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공급폭탄’으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의 연 수익률이 좋아봐야 연 4∼5%대인 것을 감안하면 배 이상 높은 셈이다.

또 도시민박업은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으로 분류되지 않아 규제가 까다롭지 않다. 지난해 1월1일부터 총면적 230㎡ 미만의 아파트, 단독ㆍ연립ㆍ다세대주택 등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소로 지정받아 임대 영업이 가능하다. 구청 신청 후 에어비앤비, 비앤비히어로, 코자자 등 소셜 숙박사이트에 간단히 이용 정보만 등록하면 쉽게 빈방을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별도로 시에 지불하는 비용은 없고 숙박료도 운영자 맘대로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주택을 활용하는 만큼 투자비가 비교적 적다는 점도 게스트 하우스의 매력이다. 실제 살던 집이나 빌린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해서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건설사들도 한 집에 두 가구가 살 수 있도록 별도의 출입문을 갖춘 ‘가구분리형’ 평면을 속속 내놓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 롯데캐슬 리치’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 114㎡형의 경우 30㎡를 독립 공간으로 만들었다. 마포구 현석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도 84㎡ 타입에 주방ㆍ화장실ㆍ욕실 등을 따로 갖춘 별도의 공간을 구성했다. 신동인 삼성물산 분양소장은 “웰스트림은 일반 임대 수요 외에도 게스트하우스 활용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가건물을 임대해 용도 변경하거나 기존 모텔이나 여관, 여인숙을 인수해 게스트하우스로 탈바꿈시키는 방법도 있다. 숙박업소를 활용할 경우 도시민박업이 아닌 공중위생관리법 규제를 받아 내국인도 이용 가능하다. 


▶입지ㆍ초기투자비 등 꼼꼼히 따져봐야= 그렇다고 수익률만 보고 무턱대고 투자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입지나 초기 투자 비용 등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 매입 또는 임차 비용이나 시설 인테리어 비용이 과할 경우 투자 대비 수익률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특히 요즘 뜨는 강남역 부근은 임대료가 강북보다 배 이상 높아 손해를 보기 쉽다.

또 서울 4대문 안이나 강남, 이태원 등 핵심 상권이 아니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부 인기 지역의 경우 과열 경고도 나오고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250여개의 게스트 하우스가 들어선 홍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임대료가 내려가면서 올 들어선 아예 영업을 포기하고 매물로 나온 게스트 하우스도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돈을 많이 들이지 않더라도 홍보와 인테리어 등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특히 외국어 실력을 갖췄다면 입소문 홍보에 도움이 많이 된다.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에 비해 게스트하우스는 수시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자신이 없다면 게스트하우스전문 프랜차이즈 업체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공간이노베이션의 ‘24게스트하우스’는 가맹비를 내면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해주고 예약 관리, 홍보 등을 대신해준다. 서울시는 12일 서울 명동 서울글로벌문화관광센터에서 게스트 하우스 사업설명회를 연다. 소상공인진흥원도 주기적으로 게스트 하우스 창업교육을 무료 진행한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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