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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단 암치료 어디까지 왔나> 내시경 점막하박리술 ‘위암=개복수술’ 공식 깼다
① 위암
내시경통해 위 내부에 전기칼 삽입
위벽 천공·절제없이 종양만 제거
조기치료도 획기적…완전 치유율 95%

복강경수술, 투관침 삽입 암세포 제거
흉터·출혈 없고 짧은 회복기간도 장점


헤럴드경제와 고려대병원이 공동으로 한국인이 가장 잘 걸리는 5대 암을 집중 진단하는 시리즈를 5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각종 ‘암’으로 인구 10만명당 평균 142.8명이 암으로 사망합니다. 이는 2위인 뇌혈관질환(50.7명)의 3배에 육박하는 수치로 우리나라 국민이 공식적인 통계에 따른 평균 수명까지 산다고 보면 남자는 3명 중 1명이, 여자는 4명중 1명이 암에 걸린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번 연재는 한국인에게 가장 잘 발병하는 암은 어떤 것이며 또 지금까지 알려진  최신 치료법과 예방법은 무엇인지 5회에 걸쳐 알아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위암 발생율이 높은 나라로 국내 위암환자는 10만명 당 41.4 명꼴이다.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신규 암환자 수는 20만2000 여명이다. 이 가운데 위암환자는 약 3만 여명으로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 많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다. 성별로 보면 위암의 발생빈도는 남성에서는 1위이며, 여성에서는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에 이어 4위다.

우리나라의 위암 진료수준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수술합병증 발생빈도는 10~20%, 수술사망률은 1% 내외다. 과거에는 위암을 진단 받으면 전신마취 후에 개복수술을 하는 것을 당연히 생각했지만 최근 들어 조기 위암을 수술 없이 내시경을 이용하여 치료하는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이 기존의 위암 치료법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또한 최소절개로 수술이 가능한 복강경수술을 통해 후유증이 적고 회복기간이 짧은 위암수술이 가능해졌다.

고려대병원 상부위장관외과 박성흠 교수가 60대 위암 여성환자를 대상으로 회복 속도가 빠른 복강경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대병원]

▶‘내시경점막하박리술’ 위장을 절제하지 않고 종양만 절제 가능=내시경점막하박리술은 위내시경을 이용하는 수술로, 전신마취 없이 흔히 수면내시경이라 불리는 진정 상태에서 시행하는 방법으로 내시경 내 통로를 통해 위장 내부에 절개용 전기칼을 넣은 후, 내시경으로 병변을 확인하면서 병변 주위 점막을 충분히 넓게 360도 절개하므로 위벽에 구멍을 내거나 위장절제 없이 종양병변만을 ‘정확하게’ 제거한다.

개복을 하지 않아 흉터가 없고 위장을 절제하지 않아 시술 다음 날부터 식사가 가능하다는 편리함 때문에 조기 위암 치료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금보라 교수는 “우리나라 내시경 의료 수준의 발달로 인해 위장 내 초기 단계 위암의 매우 작은 병변까지도 찾아내고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며 “위암 환자가운데 조기 위암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은 조기 위암 치료에 중요한 치료 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가 내시경점막하박리술 수술에 대한 연구 분석을 한 결과 절제성공률과 완전치유율 모두 95% 이상의 수준이었다. 반면, 합병증으로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출혈이나 천공은 0.5% 이하로 미미했다.

▶흉터 없이 위암세포까지 제거하는 복강경, 로봇 수술=현재 배를 여는 개복수술 대신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복강경수술이다. ‘복강경 위절제술’은 배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5개의 작은 절개를 통해 투관침을 삽입한 뒤, 이를 통해 고밀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복강경과 수술 기구들을 배속으로 넣어 위절제술을 하는 수술 방법이다. 절개 부위가 작아 수술의 흉터를 최소화하여 미용 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통증이 덜하다. 특히 확대된 고밀도 영상을 들여다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개복수술보다 더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어 수술 중 출혈량도 적고, 회복에 걸리는 기간도 짧아 입원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들이 있다.

위암 수술의 경우 암이 있는 부분을 떼어내는 것뿐만 아니라 림프절에 전이된 암을 얼마나 깨끗하게 없애는지가 수술의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최근에는 단순히 복강경 수술을 뛰어넘어 더 정밀하게 이루어지는 로봇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로봇 수술의 경우 좁은 공간에서 360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로봇 팔이, 정밀하게 암이 있는 부분을 절제하기 때문에 매우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복강경이나 내시경과 달리 수술 부위의 영상을 3차원으로 보여주고 실제보다 20배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이 더욱 섬세하게 수술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

고대안암병원 상부위장관외과 박성흠 교수는 “최근 조기 위암의 복강경 수술 결과의 분석을 바탕으로 진행성 위암에서도 복강경 위절제술이 시도되고 있다”며 “이 경우 조기 위암보다 림프절 절제 범위가 확대되어야 하는 등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지나,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병원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진행성 위암에서의 복강경 위절제술에 관한 전향적 연구 결과가 나오면, 대부분의 위암 수술이 복강경이나 로봇으로 진행될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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