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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장 “기초과학 기반 과학벨트, 창조경제 거점 될 것”
예비고사ㆍ본고사 수석에도 과감하게 물리학 전공으로 선택

“기여하겠다” 1984년 귀국…“기초과학, 창조경제 위한 디딤돌”

“노벨상 늦어도 10년안에는 나올것…이제는 그럴만한 여건 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기초과학연구원(IBS)의 오세정(60ㆍ사진) 원장은 일찌기 ‘공부의 신(神)’으로 불리웠다. 1971년 전국 수재가 다 모인다는 서울 경기고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같은 해 대학 입시 예비고사와 서울대 본고사에서도 수석을 놓치지 않았다.

이처럼 화려한 ‘스펙(spec)’을 지닌 오 원장은 전공으로 물리학과를 선택했다. 그의 첫 ‘깜짝쇼’였다. 당시 기초과학계 인사들은 ‘국내 과학계에 떨어진 벼락같은 축복’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선배 학자들의 기대대로 그는 탄탄대로를 걸으며 국내 기초과학계의 거목이 됐다.

오 원장은 “어릴 때 꿈인 과학자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물리학을) 골랐다”고 회상했다. 요즘 중ㆍ고교생들의 이ㆍ공계 기피 현상에 대해서는 “(이공계 출신의) 취직이 어렵기 때문 아니겠나. 사회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1984년 오 원장은 두 번째 ‘깜짝쇼’를 저질렀다. 1976년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에 진학해 물리학 박사과정 자격시험에서도 1등을 놓치지 않으며 현지에서도 촉망받는 인재로 자리잡았지만, 시설 등 여러가지가 미약했던 조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는 “(미국보다) 우리나라에서 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며 “기여를 통해 사회발전에 동참하고 싶었다”고만 했다. 


오 원장이 벌인 세 번째 ‘깜짝쇼’는 28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1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포럼’. 포럼 추진 과정에서 오 원장은 사령탑 역할을 했다. 격무에 시달린 탓인지 그는 최근까지 감기로 고생했고, 목소리도 다소 상해 있었다.

“과학벨트는 산업체와 대학이 결합된, 창조경제 실천의 핵심거점이 될 거예요. 해외 석학들과 함께 기초과학이 지식을 넘어 사업화를 통해 자리매김하는 과정을 살펴보고, 이를 국내에 정착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봤습니다.”

실제로 독일 과학벨트 아들러스호프(Adlershof)를 운영하는 비스타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 하디 슈미츠도 포럼에 참석했다. 아들러스호프는 독일 첨단 산ㆍ학ㆍ연 기술단지로 기업 954곳과 연구소 16곳이 입주해 있으며, 2011년 기준 매출만 약 2조2000억원에 이른다.

오 원장은 과학벨트의 중요성에 대해 “기초과학이 중요한 것은 바로 창의성이 발현된다는 점”이라며 “기초과학의 이 같은 특성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디딤돌 구실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수장(首長)인 오 원장에게 과학 부문 노벨상이 언제쯤 나올 수 있을 지 물었다. “10년 안에는 나올 겁니다. 이제는 그럴만한 여건이 됐어요.” 피곤했던 그의 목소리는 어느새 자신감에 차 있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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