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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패션, 가벼워야 산다”
오랜불황에 소비자들 피로 누적
생활양식 전반에 ‘힘빼기’
때·장소 상관없는 경제패션 선호
가벼움 선도하는 색상은 ‘푸른색’



2014년을 이끄는 패션 트렌드는 ‘가벼움(Light)’이 될 전망이다.

지난 21일 신세계백화점이 패션 분야 협력업체를 위해 마련한 트렌드 설명회에서 이 같은 전망이 나왔다.

이날 오후 2시께 신세계 본점 문화홀은 설명회 참가 신청을 한 협력업체 직원 300여명으로 가득 채워졌다. 트렌드 설명회답게, 30대 내지는 40대로 보이는 젊은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다.

백화점이 동반성장의 일환으로 협력업체를 위한 경영진단을 한 것은 예전에도 수차례 있었지만, 협력사의 전략 수립에 직접 영향을 주는 트렌드 설명회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패션정보 전문회사인 PFIN의 유수진 대표가 직접 연단에 섰다. 그는 이날 ‘가벼움(Light)’을 2014년 트렌드로 제시했다. 오랜 불황을 겪으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느라 피로가 누적된 소비자들이 패션을 비롯한 생활양식 전반에서 힘을 빼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반바지 수준은 아닌, 적당히 격식은 갖추면서도 ‘부장님 눈에는 어색한 듯한’ 복장”이라며 가벼운 패션의 예를 들었다.

 
신세계 백화점 트렌드설명회
신세계 백화점은 동반성장의 일환으로 지난 21일 신세계 본점 문화홀에서 패션분야 협력업체를 위해 트렌드 설명회를 마련했다.

‘가벼움’ 트렌드는 경제적인 선택이란 측면에서도 설득력이 있다. 각이 잡힌 정장을 입는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점잖은 차림으로 갖춰야 하기 때문에 다른 의상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힘을 덜어낸 차림새는 개성이 지나치게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기존에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복장들과도 무난하게 섞어 입을 수 있다. 또 일터 분위기에도 적당히 맞춰 입을 수 있으면서 주말 나들이 복장으로도 손색없다. 때와 장소의 제약 없이 두루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경제적이다. 불황기 알뜰소비 트렌드에도 걸맞은 선택인 셈이다.

유 대표는 가벼움 트렌드를 선도하는 색으로 ‘블루(blueㆍ파란색)’를 들었다. 블루 자체가 유행한다기보다는 연두, 갈색 등 다양한 색에 시원한 블루톤이 겹쳐진 듯한 느낌을 주는 색상이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블루는 편안함과 격식, 도시적인 인상과 자연 등 다양한 이미지를 담고 있는 색”이라고 설명했다.

100여분 동안 숨 돌릴 틈 없이 진행된 설명회였지만, 참석자들은 피곤한 기색 없이 강의에 집중했다. 참석자들이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느라 연신 ‘찰칵’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마리끌레르’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탑비젼의 전효진 대표는 “신세계 입장에서는 협력사에 좋은 강의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신세계나 협력사들 모두 트렌드 분석을 통해 얻은 결과물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며 “설명회가 내년 상품 계획을 세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신세계에 입점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마누엘에기욤’의 이현희(29) 디자이너는 “현장에서 고객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트렌드가 잘 정리된 것 같다”며 강의 내용에 대해 공감했다.

이번 행사는 장재영 신세계 대표가 e-메일을 통해 약속했던 것이다. 장 대표는 지난달 1070여곳에 달하는 협력사 대표들에게 ‘그레이트 파트너’란 제목의 뉴스레터를 보내 동반성장을 위한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중소 패션 협력사를 위해 최신 패션 정보와 시즌 트렌드를 알려주는 교육을 하겠다는 것도 당시 약속했던 내용이다. 신세계는 앞으로도 협력사에 문화홀을 개방하는 등 다양한 스킨십 경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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