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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전성 유방암… ‘앤젤리나 졸리의 선택’ 따라 가야하나
전체 유방암 환자의 5~10% 정도
절제수술해도 완전 예방은 못해

조기발견 쉬워 선별적 대응 필요
가슴에 혹 만져지면 의심해봐야
생존율 차이없는 유방보존수술 각광



최근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유전성 유방암’의 예방차원에서 양쪽 유방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받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유명인인 졸리의 수술로 최근 병원에서는 “유전자 검사와 유방절제를 받아야 하느냐”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고 한다. 졸리는 난소암으로 사망한 모친 때문에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돼 유방암 예방차원에서 양쪽 유방절제 수술을 받았다. 졸리 때문에 유전성 유방암은 다양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의 커버스토리를 ‘앤젤리나 졸리 효과(The Angelina Effect)’로 정할 정도였다. 다른 외국 언론들도 ‘절단만이 암 발병을 막기 위한 방법인가’라는 논리와 ‘화학요법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고 절제로 인한 부장용도 만만찮다’라는 반대주장이 나왔다. 가족력이 있는 ‘유전성 유방암’ 발병 확률이 높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유전성 유방암 전체 유방암 환자의 5~10%…절제해도 유방암 완전히 예방은 못해=유방암은 우리나라에서 연간 1만6000여명이 새로 진단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5~10% 정도이다. 따라서 가족 중 유방암 및 난소암의 병력이 있는 환자가 있다면 일단 ‘유전성 유방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검사에서 유전자 돌연변이인 BRCA1/BRCA2가 진단되면 유방암, 난소암 확률은 최대 60% 증가한다.

한국유방암학회가 2007년 5월부터 2010년 7월까지 전국 유방암센터를 찾은 유방암 환자의 유전자 변이 여부를 조사한 결과, 총 19.7%(167명)에서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 유전자 변이 비율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 24.8%,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는 9.4%였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변이 유전자 보유자 중 20대에서 돌연변이 발견 비율이 33.3%로 가장 높았으며, 30대에서 발견된 비율이 30.8%로 두 번째로 높았다.

김이수 한림대성심병원 유방내분비암센터 교수는 “BRCA1/BRCA2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된 여성이 유방암 발생 확률이 높지만, 유방절제 수술을 받더라도 유방암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다”며 “특히 초기 유방암은 거의 완치가 가능해 30세 이후에 매년 유방 전문의에게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X선 유방촬영 및 유방초음파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승필 고려대학교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가족 중 유방암병력이 있다면 18세부터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시행하며, 25세부터는 6개월 간격으로 전문가에 의한 유방 진찰, 1년마다 유방촬영 등 영상학적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전성 유방암은 젊은 나이에 발병하기 쉽다.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조기에 완치가 가능하므로 평소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사진제공:한림대의료원]

▶일반적인 유방암은 40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독신이나 무자녀 여성 유방암 발병 다소 높아=유방암은 남자들도 생길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여성에게 생기는 암이다.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남자보다 100배가 높고, 20대 여성보다 40대 여성에서 생길 확률은 400배 더 높다. 우리나라 여성 유방암은 40대(40%), 50대(25.7%), 30대(14.3%), 60대, 70대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30대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높은 것은 우리나라 여성유방암의 특징이다. 폐경 전후를 기준으로 볼 때 폐경 전 여성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김이수 교수는 “12세 이전에 월경을 시작한 여성, 55세 이후에 폐경이 된 여성, 35세 이후에 첫 임신을 한 여성은 유방암이 생길 위험이 다소 높아진다”며 “독신 또는 평생 임신을 하지 않았던 여성의 경우에서도 유방암의 발병이 다소 높다”고 말했다.

▶유방에 혹이 만져지면 일단 의심…생리가 끝난 직후 본인이 자가진단하면 도움=일단 유방에 혹이 만져지면 유방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혹이 손에 만져지려면 암의 크기가 1㎝ 정도 자라야 하기 때문이다. 간혹 유두에 핏빛의 분비물이 나와 조직검사를 해서 암이 발견되기도 한다. 암이 진행되면 피부나 유두가 함몰되고, 겨드랑이 림프절로 암세포가 전이 되어 손으로 만져지기도 한다. 유방암은 예방과 관심이 최선이다. 20세 이상 여성은 매달 자가 진찰을 해서 이상한 혹이나 증상이 있는지 확인해 본다. 생리가 끝난 직후 본인이 유방을 만져 자가진단을 해보면 조기발견에 많은 도움이 된다.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식이성 섬유, 녹황색 채소 등 섬유질이 많은 야채 및 과일을 섭취하고, 육식을 절제하고,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물성 음식 및 어류를 많이 먹고 지방식을 피하며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유방보존수술 각광…미용효과, 심리적 만족도 높아=유방암의 치료는 크게 수술과 비수술적 방법인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호르몬요법 등으로 나뉜다. 조기 암을 제외하고 대개 이들 치료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유방을 보존하는 수술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유방보존수술은 유방암 조직을 포함해서 주변의 정상조직의 일부까지만 제거하고, 겨드랑이의 림프절은 겨드랑이 밑에 새로운 절개선을 통해 제거해 내기 때문에 유두를 포함한 유방의 많은 부분을 보존할 수 있다. 유방전체절제술과 비교해서 전체 생존율에도 큰 차이가 없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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