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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 모를 갑상샘질환…“여성들이여 비타민D를 사랑하라”
여성 발병률 남성의 6배
방치땐 뇌졸중·심근경색 동반 위험
폐경전 비타민D 결핍땐 치명적

갑상샘기능 저하증 계절적 차이 있어
여름·가을엔 정상기능 회복할수도




다른 암보다 진행 속도가 느려 흔히 ‘착한 암’으로 불리는 갑상샘암은 흔하지만 결코 만만히 봐서는 안 되는 질환이다. 2010년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갑상샘암은 2010년 한 해 동안 암 진단을 받은 20만2053명의 환자 중 3만6021명이 갑상샘암일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갑상샘 질환은 특히 여성을 괴롭히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갑상샘 기능 저하증 환자는 2009년 기준으로 28만8000명으로 2002년의 2.3배이며, 연평균 12.4%씩 중가 추세이며 이 중 여성 환자가 24만8000여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6배 가까이 많다.

▶식욕 증가해도 체중 줄면 ‘항진증’, 식욕 떨어지는데 체중 늘면 ‘저하증’=목 부분에 어른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로 좌우에 하나씩 있는 갑상샘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고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크기는 성인의 경우 약 8㎝, 무게는 태어날 때 약 1g이다가 해마다 1g씩 증가해 성인이 되면 약 20g이 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갑상샘 호르몬’은 심장 운동, 위장관 운동, 체온 유지 등 몸이 스스로를 유지해 나가는 대사 과정을 조절하며 이를 통해 모든 기관이 제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도록 해준다. 갑상샘 질환의 대표적인 것이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돼 신진대사가 지나치게 촉진되는 ‘갑상샘 기능 항진증’과 너무 적게 분비돼 생기는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다.

‘항진증’의 증상은 목이 부은 것처럼 보이며, 땀이 많이 나면서 더위를 심하게 느낀다. 또 식욕이 증가함에도 체중이 줄며 변을 자주 보면서 설사가 잦은 게 특징이다. ‘저하증’은 피곤하고 무기력하며, 식욕은 떨어지는데 체중은 증가한다. 장운동이 감소해 변비나 소화불량이 잦아지고 머리카락은 건조해져 윤기가 없고 잘 빠지는 특징이 있다. 이 밖에 갑상샘에 염증이 생기는 ‘갑상샘염’과 혹이 생겨 갑상샘의 형태에 이상이 생기는 ‘갑상샘 결절’이 있는데, 결절이 악성이면 ‘갑상샘암’이며, 보통 결절의 10% 정도가 ‘갑상샘암’으로 진단된다. 

갑상샘 질환은 남성보다 특히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만성피로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면 뇌졸중 같은 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갑상샘 질환 방치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합병증 불러와=갑상샘 질환은 외부의 세균을 공격해야 할 항체가 면역 호르몬을 분비하는 갑상샘을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면서 생기는데, 이로 인해 갑상샘 호르몬의 분비가 지나치게 많아지거나 적어지면 면역 체계와 신진대사에 이상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식생활 변화와 스트레스, 환경 변화로 인해 갑상샘 질환 환자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만성피로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제때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치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합병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대한내분비학회(이사장 강무일)가 지난 2~5일 서울 태평로2가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개최한 ‘서울 국제 내분비학술대회’에서는 갑상샘 관련 질환의 특성 및 최신 치료 경향 등에 대한 내용이 발표됐다. 아래에서는 한국인에 나타나는 갑상샘 질환의 특징 3가지를 소개한다.

▶한국인 갑상샘 기능 항진증의 치료 외국의 경향과는 달라=‘갑상샘 기능 항진증’에 대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항갑상샘제, 방사선 요오드, 수술의 세 가지 상호보완적 치료방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한국인의 갑상샘 기능 항진증 초기 치료는 약 97%에서 항갑상샘제 치료가 이뤄지며, 수술적 치료는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갑상샘 항진증의 초기 치료로 방사성 요오드 치료도 많아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 이가희 보라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한국이 외국과는 다르게 항갑상샘제 치료가 매우 선호되고 있는 원인은 확실하지 않으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대한 의사나 환자의 부정적인 인식이 가장 큰 원인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폐경 전 여성의 비타민D 결핍은 갑상샘염과 밀접한 관계=비타민D 결핍은 ‘하시모토 갑상샘염(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일으키는 염증)’ 등의 자가면역 질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서울아산병원이 건강검진을 받은 약 28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여성에서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낮을수록 하시모토 갑상샘염을 앓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즉, 비타민D 결핍 여성은 15%에서 하시모토 갑상샘염이 있었고, 비타민D가 충분한 여성은 7%에서 하시모토 갑상샘염이 있었다. 특히 폐경 전 여성은 비타민D 결핍 여성의 16%에서 갑상샘염이 있는 반면 비타민D가 충분한 여성에서는 4%에서만 갑상샘염이 있어, 폐경 전 여성의 비타민D 결핍이 하시모토 갑상샘염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김태용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 연구는 폐경 전 여성에서 비타민D 결핍을 예방하는 것이 갑상샘염의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 진단과 회복에 계절적 차이 있어=갑상샘 기능 검사를 어느 계절에 받느냐에 따라 갑상샘 기능 저하증 치료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김태혁ㆍ박영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연구팀이 국내 1750명의 경도 갑상샘 기능 저하증 환자와 2800명의 정상 갑상샘 기능을 보이는 건강검진 대상자들을 추적 분석한 결과, 여름과 가을에 검사를 받은 환자 중 갑상샘 기능 저하증에서 정상 기능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봄ㆍ겨울에 비해 1.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겨울과 봄에 시행한 갑상샘 기능 검사에서 경미한 갑상샘 기능 저하증으로 진단됐다면 바로 약을 먹지 말고, 여름이나 가을에 다시 한 번 측정해 병의 경과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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