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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현 “국제적인 배우가 되어야죠”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여배우 김수현(28)은 최근 MBC 수목극 ‘7급 공무원’에서 미녀 스파이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7급 공무원’은 국정원의 임무 수행 중 희생된 가족들이 국정원 요원에게 복수를 한다는 게 주 내용이었다.

극중 김수현은 국정원에 의해 가족을 잃고 JJ(임윤호)와 함께 복수를 진행하면서도 전형적인 스파이와 다른 복합적인 감정을 지닌 아나키스트 ‘김미래’를 연기했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다 죽이기 전까진 죽을 수 없어서 산다”며 차가운 면모를 드러냈지만 시청자들은 ‘미래’의 행동에 공감해주었다. 집요한 복수의 과정 속에 연민과 갈등도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김수현은 ‘주원-최강희’ 사이에서 극의 재미를 달라지게 할 수 있는 히든카드 역할을 해냈다. 그는 엄태웅이 초반 하차하면서 존재감이 더욱 살아났다.

“우혁(엄태웅 분) 오빠가 죽었을 때 윤호와 바(bar)에서 울었던 장면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우혁 오빠가 죽고 우리 책임이 커졌어요. 윤호와 내가 둘만으로 국정원 요원들과 상대해 복수를 해나갈 수 있을까 걱정을 하기도 했어요. 다행히 윤호가 준비를 많이 했고 좋은 액션을 잘 보여줘 함께 끌고갈 수 있었어요. 신인인 윤호는 비주얼로도 훌륭하고 눈빛이 좋은 데다 회마다 발전하는 게 보일 정도였어요.”

김수현은 극중 역할이 예사롭지 않은 캐릭터라 감정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수많은 감정을 숨기고 절제하며 살아가기에 더욱 어려웠다. 김수현에게는 멜로도 없어 첩보전을 통한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상황을 실제로 만들어가야 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어요. 촬영 현장은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재미있고 보람도 안겨주더라고요. 사랑스런 최강희 선배의 연기와, 아직 어리지만 유연한 연기를 펼친 주원에게 많이 배웠어요. 저도 최대한 대사에 진심을 담으려고 노력했죠.”

김수현을 보면 177cm의 큰 키에 놀란다. 여배우들 사이에서도 질투심을 유발할 정도의 ‘인어 몸매’를 지니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미국 뉴저지에서 6년간 살아 영어에 능통하다. 이화여대 국제학부를 다니며 영자신문사 기자 시절 주위의 권유로 나간 2005년 한중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슈퍼모델이 된 후 아침 토크쇼에 나간 김수현을 본 오세강 PD가 국제변호사 역할이 어울리겠다며 ‘게임의 여왕’(2006년)에 캐스팅한 게 연기의 시작이다.

 
김수현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김수현은 차도녀 이미지로 인해 ‘도망자 Plan.B’의 소피 같은 요인에 캐스팅됐으나 시트콤 ‘스탠바이’ 때는 허당 김PD를 연기해 차도녀 이미지를 깨기도 했다. 극과 극의 연기가 가능해졌다. ‘7급 공무원’ 감독은 김수현을 김미래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캐스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수현은 ‘브레인’으로 인연을 맺은 신하균 선배에게 자주 연기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고 했다.

“연기를 전공한 게 아니어서 열정은 많지만 연기를 잘 알지도 못하고 어려웠어요. 연기는 똑똑해야겠더라고요. 감각만 믿고 하는 분도 있지만,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 감각과 상상력을 동원해 만들어내는 총체가 연기라 재미있어요. 예술적인 것과 이성적인 것의 균형을 갖춰야 하죠. 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상대에 대한 관찰력도 좋아야 하잖아요. 연기하면서 나 자신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삶에 대해서도 배웁니다.”

김수현은 국제법과 국제경영, 국제문화, 커뮤니케이션 등을 공부한 덕에 뛰어난 국제감각으로 세계원자력대회 MC를 맡기도 하고 관련 책을 번역하기도 했다. 노래와 미술에도 재주가 있다. 

“다음 작품은 드라마건 영화건 역할이 중요합니다. 보기 좋은 역이 아닌, 저에게 도전이 되는 역을 맡고 싶어요. 요즘 배두나 선배나 가수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잖아요. 저도 국제적인 배우가 되어야죠, 기회가 왔을 때 이를 포착하려면 평소 연기력을 쌓아둬야겠죠.”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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