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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름으로(김종기 지음/은행나무 펴냄)=18년 전 학교폭력으로 아들을 잃은 저자가 아들을 지키지 못한 회오를 딛고 아무도 나서지 않던 학교폭력에 맞서 싸워온 그간의 과정을 담았다. 언제까지나 행복할 것 같던 가족이 열여섯 살 아들의 죽음 앞에서 무너지고 새롭게 변모하는 과정은 아프고 아름답다. 아들에게 폭력을 가한 아이들을 반성문을 쓰게 한 뒤 돌려보낸 아버지가 도저히 더는 참을 수 없어 폭력 예방활동에 직접 나서게 된 것은 아들을 죽게 한 아이들이 아들의 친구들에게 또 폭력을 가하는 걸 보면서다. ‘학교폭력’이라는 말조차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학교와 정부 모두 나 몰라라 하던 때, 그는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을 만들어 발로 뛴다.

▶몸의 노래(구리야마 시게히사 지음, 정우진 외 옮김/이음)=동서양 비교 의학사의 최고 권위자인 구리야마 시게히사 하버드대 교수가 쓴 고대그리스 의학과 한의학이 구축한 몸과 의료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다룬 연구서.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몸과 한의학에서 말하는 몸은 너무나 이질적이어서 마치 전혀 다른 세계처럼 이해되는 게 사실이다. 한의학의 맥과 서양의학의 박동은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 맥이 흐름을 느끼는 것이라면, 박동은 그저 숫자일 뿐이다. 저자는 언어에 담긴 우리의 의식의 근저를 보여주며 언어의 모호함을 여지없이 벗겨낸다.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개념적 차이를 명쾌하게 짚어냈다.

▶밤과 낮 사이(조이스 캐럴 오츠 외 지음, 이지연 옮김/자음과모음)=영미권 장르소설 비평가와 편집자들이 선택한 장르 단편소설 컬렉션. 마이클 코넬리, 조이스 캐럴 오츠 등 쟁쟁한 장르문학 대표 주자 28인이 망라, 장르소설의 모든 유형을 맛볼 수 있다. 미국 드라마 ‘트루 로맨스’의 원작자로도 국내 독자들에게 친숙한 샬레인 해리스의 ‘운이 좋아’는 인간과 뱀파이어, 늑대인간이 어울려 사는 로맨틱 미스터리이며, 스티븐 호큰스미스의 ‘악마의 땅’은 카우보이 탐정 특유의 좌충우돌 소동극이다. 장르문학과 본격문학의 경계를 넘은 글쓰기를 보여온 캐럴 오츠의 ‘첫 남편’은 사소한 의혹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파국의 과정을 냉정한 문체로 보여준다. 


▶나의 케임브리지 동지들(유리 모딘 지음, 조성우 옮김/한울)=냉전시대의 대표적 정보기관 소련의 KGB. 영국 케임브리지 수재들은 왜 자발적으로 KGB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했을까. 영국 정보기관 MI6의 고위 간부와 외교관을 지낸 필비 등 5인방은 1930년대 대학에 다니면서 미국의 대공황이 영국에 300만명이 넘는 실업자를 낳은 자본주의적 현실에 공분을 느끼고 자생적 사회주의자가 된다. 6ㆍ25 전쟁, 스탈린그라드 전투,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 세계의 근현대사를 장식한 굵직한 역사의 뒤에서 이들은 결정적 역할을 한다. 미-소 냉전 시기 생동감 넘치는 첩보 상황이 손에 잡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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