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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담동 갤러리세인, 2주년 맞아 ‘작가정신’ 전 연속개최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서울 청담동의 갤러리세인(대표 정영숙)이 개관 2주년을 맞아 ‘Made in Hands : 작가정신II’전을 시리즈로 개최한다.

먼저 4월에는 풍경 전을, 이어 5월에는 인물 전을, 그리고 마지막 6월에는 정물 전을 연속적으로 선보인다.

작가의 치열한 예술정신과 남다른 감성이 묻어나는 작품을 순차적으로 다채롭게 선보인다는 이번 기획에는 중견작가에서부터 신진작가까지 두루 망라됐다.

정영숙 대표는 “탄탄한 조형성 중심의 작품, 평면과 조각에 이르는 풍경, 인물, 정물 각 섹션별 5명의 작가를 초대했다. 대부분 쉬운 길을 가려는 작가들이 많은 미술계 풍토에서 작업의 처음부터 끝을 작가의 손으로 직접 수행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회화의 깊은 손맛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 등 초심을 잃지 않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30일까지 ‘Made in Hands 작가정신II-풍경’이라는 타이틀로 첫 테이프를 끊는 전시에는 장현재 표인부 박유진 임영재 이정록 등의 작가가 참여했다.

또 5월 7일부터 열리는 ‘인물’전에는 이선재 이하린 이흥덕 임남진 임시호 작가가 출품한다. 이어 6월 4일부터는 권순왕 김현수 이광호 정길재 천성길 작가가 참여하는 ‘정물’전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02)3474-7290

yrlee@heraldcorp.com




갤러리세인 개관2주년은 다시 초심이다. 작품을 담아내는 그릇이 녹슬지 않도록 재 정비하고 튼튼하게 그릇을 키워가는 것이 갤러리세인 정신이다. 2년 동안 기획전 10회 이상, 초대전, 외부기획을 다수 개최했다. 비엔날레 형식으로 개관기획전 주제인 -작가정신,‘Made in Hands’ 시리즈를 2년 마다 개최 할 계획이다. 전시방식은 1부-풍경(4월), 2부-인물(5월), 3부-정물(6월)로 이어지며 각 5명 작가 작품을 초대한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며 감동 받는 작품은 몇 점일까. 이제는 수련과 연찬으로 신묘한 기운이 감도는 실함(實銜) 작품을 만나고 싶다. 일반인이 방송을 통해 숨은 실력이 발휘되어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듯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단단한 그 무엇이 있는 작가의 작품을 표면에 드러내고 싶다. 이미 중견이지만 주요 전시에 소개가 적었던 작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싶다. 순수미술 작가만 집중하지 않고 공예에서 조형성이 뛰어난 작가를 구분하지 않고 전시하고 싶다. 이처럼 신진에서 중견작가까지 장르는 다르지만 각자의 조형언어를 튼튼히 구축했거나 실험성과 도전으로 탄탄하게 진행하는 작가의 작품을 초대하고 싶다.



금불급고(今不及古), 지금이 옛날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한양대 정민교수가 서화 수장가 진인도가 쓴 ‘금궤논화(今匱論畵)를 읽고 설명한 글이다. 동, 서를 막론하고 미술의 역사는 깊으나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에는 옛 작품에서 드러나는 기운생동과 기품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은 흔치 않다. 감각적인 조형방식으로 강렬한 색채, 화려한 구성, 심지어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구성으로 동시대의 정신을 담아내는 성향의 작품이 부각되고 있다. 물론 시대정신을 반영한 작품은 중요하다. 다만, 작품을 제작하는 방식에서 과도하게 기계를 이용하거나 작가의 손맛이 10% 정도만 개입된 어시스트가 만든 대량의 작품이 때론 불편하다. 이번 전시는 전통을 몸에 갖추되 새롭게 창작된 작품에 주목한다.




작가정신Ⅱ-풍경 : 장현재, 표인부, 박유진, 임영재, 이정록



청나라 석도는 주관과 객관의 조율을 “정(情)을 운용하고 경(景)을 본뜬다”라고 표현하였으며, “경은 ‘풍경(風景)의 경으로서 객체의 모습을 뜻하며, 정은 주체의 감성을 뜻한다”.(이정우 철학자) 작가는 풍경을 바라보지 않는다. 감성으로 다가가 대상을 느끼며 일필휘지의 감각은 갖되 작품 성향에 따라 섬세한 방식으로, 반면 추상으로 계획적인 접근으로 풍경을 담아낸다.


장현재 작가는 개인전 23회, 국내외 활발하게 작품 발표하며 대진대학교 동양화과에 재직중이다. 전통 산수화를 드로잉으로 활용하듯 기본 형상을 유지하되 일정한 간격으로 찍어낸 점은 골격을 이루며 생명의 흔적으로 남긴다. 한국화와 서양화 재료를 적절하게 혼용한 채색은 엷게 처리하여 맑은 기운이 시나브로 스며든다. “수묵산수화의 새로운 해석, 또는 현대미학을 적용한 새로운 개념의 산수화라고 할 수 있다. 전통미 자체를 부정하거나 버릴 수는 없는 일이라는 자각 위에서 발단한 새로운 개념의 산수는 전통성과 현대성의 교배에서 얻어진 산물이다.”(신항섭 평론)


표인부 작가는 개인전 13회, 중국 남경예술대학에서 석사를 마쳤다. 2011년, ‘소요(逍遙)하는 자연’, 2012년 ‘쓸쓸한 풍경’으로 주제의식이 뚜렷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반 추상화된 풍경은 경(景)이자 정(情)이다. 남송시대 화가들처럼 자연에 침거하며 명작을 남기듯이 그는 그려진 자연을 한지로 한 겹 한 겹 지우며 제2의 풍경을 담아낸다. “사물들을 내가 인식한 내 의식들 속의 순수한 감각들을 동원해서, 그 사물이나 대상에 접근하여 마침내 그 정점에 도달하며, 비로소 맞이하게 되는 그 사물이나 대상의 본질에 접근해 보고자 함이었다. 표피적인 인식들에서 보여 지는 사물의 이미지들을 하나하나 제거하고 해체해 들어가면, 그 사물의 본질에 근접할 것이며, 작가 본인의 진실성이 증명되리라는 막연한 기대 하나만 믿기로 했다.” (작가노트)


박유진 작가는 ‘화분 속 정원’을 주제로 작가 개인의 성장과정과 문화, 사회적 특성을 반영한다. 얼핏 보면 원시림의 자연 풍경을 담아낸 듯 보이나, 잡초가 자라지 않는 인공 화분을 재배치한 의도된 풍경이다. 데칼코마니 기법으로 좌우 동일한 이미지를 배치하는 구성방식으로 식물원에 채집된 인위적인 자연물을 의인화하기도 하였다. 신작은 원예와 화훼기술 발달로 더 화려하고 더 푸르른 자연물로 우수한 인재에 집중하는 현대사회를 비틀고 있다. “최근 진행하는 일련의 ‘종이 정원’시리즈는 그 결과물이고 ‘잡초방지 장치’, ‘채수원(접목할 나무의 우수한 종자만 기르는 화원)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자라나는 식물의 모습에 ‘나’를 투영해 제작되고 있다.”(작가노트)


임영재 작가는 개인전 30회, 작품활동 외에 울산대에 재직하며,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을 주관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은 ‘Loving Touch’시리즈다. 치유와 명상음악가 ‘Deuter’의 음악을 들으며 그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두툼한 마티에르와 부드러운 터치와 온화한 색채는 ‘Nest’시리즈로 이어지며 독자적인 조형성을 구축하고 있다. “[둥지]연작은 붉거나 회색의 바탕에 검은색으로 휘갈긴 필선들은 작품의 모티프가 새의 둥지로부터 온 것임을 연상시킴과 동시에 비정형의 양식을 빌어 분출하는 조형적 표현 욕구를 외재화(外在化)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윤진섭 평론)


이정록 작가는 개인전 12회, 그동안 크게 4개의 주제로 발표했다. 1970년대 새마을 농촌주택을 통해 공간-문화적 의의를 탐색한 ‘Glocal Site’시르즈, 고대인의 성소에 대한 관심으로 이끌어낸 ‘사적성소’시리즈, 빛이 부각된 영생과 상상력을 조형화한 ‘생명나무’시리즈, 풍경과 한글을 융합한 ‘ Decoding Scape web’시리즈이다. 장소적 특수성을 사회와 역사적 맥락으로 재해석하고 빛을 적극적으로 개입한 Making Photo의 한 축을 구축해가고 있다. 작가는 사적성소 시리즈에 대해 “단순히 내가 바라본 특정한 모습의 풍경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이 풍경을 매개로 특정장소나 사물에 대한 영적인 느낌이나 상상력을 표현하려 했다”(작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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