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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먼다큐>지구 유일의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 의 하루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그렇다면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의 하루는 어떨까. 말을 하는 만큼 뭔가 색다르지 않을까.

에버랜드 동물원의 스타, 코식이는 부지런하다. 얼리 버드(early bird)다. 아침 5시에 기상한다. 잠자는 시간은 새벽 1시경. 4시간 정도 자는데도 하루종일 낮잠을 자지 않고 거뜬히 버틴다. 코식이는 올해 만 23살(1990년생)로 키 3.5m, 몸무게 5톤의 육중한 몸매를 자랑한다. 코끼리가 보통 60~70년 정도 사니까, 코식이는 사람으로 치면 20대의 왕성한 청년이다.

코식이는 가장 소중한 신체인 코를 보호하기 위해 기다란 코를 돌돌 말아서 턱 밑에 넣고 잠을 자는데, 자면서 간혹 코를 골기도 한다. 코가 길기 때문에 코 고는 소리도 우렁차 주변에 사는 동물들에게 민폐를 끼치기도 한다.

새벽에 일어난 코식이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새벽운동을 한다. 밤사이 찌뿌둥해진 몸을 풀기 위한 것인데, 옆방 암컷 코끼리 ‘하티’에게 안부를 전하기 위해 벽을 쿵쿵 치기도 하고, 아침인사를 전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는 울음소리를 내기도 한다.

코식이는 담당 사육사가 오기 전까지 혼자 발음 연습을 한다. 할 줄 아는 말은 ‘좋아’, ‘안돼’, ‘누워’, ‘아직’, ‘발’, ‘앉아’, ‘예’ 등 일곱 단어 정도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바로 ‘좋아’로 새벽 무렵 말을 가장 잘 한다.


아침 8시가 되면 코식이를 보살펴 주는 김종갑 사육사가 코끼리방을 찾아온다. 아빠 같은 사육사가 오면 너무나 반가워하는 코식이. 코끼리방을 찾은 김 사육사가 가정 먼저 하는 일은 ‘코식아 사랑해’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코식이가 주식으로 먹는 것은 잘 말린 건초다. 간식으로는 바나나, 당근, 사과 같은 과일과 채소를 먹고, 나뭇가지를 잘라서 잎과 줄기를 씹어 먹는 것도 아주 좋아한다.

코식이는 요즘 칩거(?) 중이다. 올 봄 오픈하는 에버랜드의 새로운 사파리 어드벤처 ‘로스트밸리’에서 관람객들과 만나기 위해 현재는 일반에 공개되고 있지 않다. 지난해 11월 코식이에 관한 논문이 발표된 이후, 코식이는 세계적인 스타동물이 됐다.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에서도 코식이를 취재하기 위해 많이 찾아와 촬영에 응해주느라 바빴는데, 현재는 활동을 잠시 접고 휴식기를 갖고 있다.

아직은 주로 로스트밸리내 코끼리방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지만, 하루 2~3시간씩은 김 사육사와 함께 새로운 로스트밸리를 산책하며 앞으로 주로 지내게 될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다. 동물들이여, 사람 팔자 부럽지 않으려면 말을 하라.

ysk@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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