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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로호 성공 대학생 ‘젊은 패기’ 도 있었다
[헤럴드경제=채상우 인턴기자]“3...2...1...발사. 나로호가 우주궤도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감격의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 항공우주에 새 역사가 쓰였다. 30일 오후 4시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마침내 우주 궤도 진입에 성공하며 대한민국은 ‘스페이스(우주) 클럽’의 11번째 회원이 됐다. 오랜 염원과 간절한 기다림 끝에 거둔 성과에 국민들은 한 마음으로 환호를 질렀고, 멈추지 않는 도전을 계속했던 나로호의 주역들은 벅찬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번 나로호 발사 성공에는 젊은 대학생들의 열정과 패기가 함께 해 그 빛을 더했다.

한국항공대학교는 항공우주기계공학부 오화석 교수 및 김동훈, 김지철, 전동익, 이상욱 학생으로 구성된 위성제어(SCL)연구진은 국내 기술로는 최초로 반작용휠(연료 없이 전기만으로 위성의 자세를 제어하는 청정에너지형 위성 주구동기)을 제작해 나로과학위성에 탑재해 위성 제어에 성공했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기계공학대학원 김지철(31ㆍ박사과정) 학생은 바쁜 와중에 어렵게 응한 인터뷰에도 푸근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대학 2학년 군대 전역 후 하루하루 목적 없이 살아 왔어요. 이론투성이 쓸모 없어 보이는 전공 공부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김지철 씨는 나로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쓴 웃음을 지으며 첫 마디를 건냈다. 


학업에 대한 회의감에 고민하던 어느 날 학교 선배의 대학 논문 발표는 그에게 새로운 시작점을 알렸다. “항상 쓸모 없다고 생각했던 이론들을 이용해 무엇인가를 구현해 내는 모습에서 심장이 뛰었어요. ‘그래 저기 가면 배운 것을 써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어요.”

그렇게 들어가게 된 위성제어연구실에서 그는 평소 아무짝에 쓸모 없어 보였던 전공 지식들이 빛을 발하는 것을 보고 헛되지 않았다는 뿌듯함과 쾌감을 느꼈다. 몸이 아무리 고되도 마음은 항상 행복했다.

우연한 기회에 나로호우주센터에서 위성용구동기를 국내에서 조달하겠다며 연구진에게 제안을 했다. 하지만 길지 않은 시간이 남았기에 위성용 구동기를 아직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한 연구진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나로호우주센터는 “과학위성인 나로호는 한국의 항공우주에 대한 도전을 목표로 하는 만큼 국내기술을 이용해 탑재를 시도해 보고자 한다”며 설득시켰고 연구진은 촉박한 시간이었지만 큰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

개발 도중 참여한 프로젝트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그러다 보니 밤을 새는 것은 일상이 되어 버렸다.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일에 빠져 사는 제게 질려 결국 이별을 통보하더라구요. 붙잡을 수가 없었어요. 당시에 가장 소중한 건 사랑보다 일이었던 것 같아요”라며 너털 웃음을 보였다.

이미 프로젝트가 한창인 중에도 항공우주센터는 연구진의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개발 마지막 단계인 ‘환경시험’통과를 3일 앞두고도 위성구동체는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항공우주센터의 의심을 떨쳐버리고자 김지철 씨와 연구진은 24시간 로테이션으로 쉬지 않고 마무리 작업에 착수했고 결국 모든 연구팀들 가운데 가장 빠르게 환경시험에 통과했다. 김지철 씨는 그때 상황을 “악에 바치고 성공을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우주는 쉽사리 나로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차 실패에 이어 2차 발사까지 실패하자 여론은 나로호발사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김지철 씨는 “사실 실망보다 ‘다행이다’라는 마음이 가장 먼저 들더라구요. 사전에 발견해 조치를 취하고 성공에 가까워 질 수 있잖아요. 여론의 비난이 서운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성공으로 응답하는 방법밖에는 없었어요”라고 심경을 전했다.

김지철 씨는 "위성체가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해 작동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벅차오르는 감정을 어찌해야 할 지 몰랐다. 그렇게 바라던 모습이는데...오랜 기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고 성공했을 당시 심경을 전했다.

김지철 씨는 항공우주분야를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항공우주산업을 공부 잘하는 사람, 선택 받은 영재들이 하는 어려운 일이라고 겁먹지 않았으면 한다”며 “자신의 수준, 처한 환경은 신경 쓰지 마라. 지금부터 노력하고 도전하면 된다. 젊은 나이에 도전, 열정 없이 사는 것 보다 바보 같은 건 없다”고 격려했다.

double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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