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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태는 생명윤리 어긋난 살생행위” …지율 구담사 주지스님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생명을 지키는 일에 종교와 종파가 있을 수 없죠. 우리 사회에서 무의식 중에 일반화돼 있는 낙태를 더 이상 두고만 볼 수는 없겠죠.”

그의 표정은 단호했다.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많은 생명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얼굴에 그대로 묻어났다.

경기도 남양주 구담사 주지를 맡고 있는 지율스님(사진)은 지난 20여년 동안 낙태근절운동에 앞장서 왔다. 종교와 종파의 구분은 낙태 문제의 심각성 앞에선 의미가 없었다. 뜻을 함께하는 기독교, 천주교 등 다른 종교계와도 소통하며 함께 운동을 벌였다.

지난 1993년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임신중절을 해야했던 한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을 우연히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지율스님은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낙태근절운동에 몸을 담았다.


지율스님은 “낙태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다. 한 생명을 살생하는 잘못된 병리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이유로 낙태 허용을 찬성하는 주장에 대해서도 “태아의 생명권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낙태가 근절되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 지율스님은 ‘낙태에 대한 사회의 암묵적 동의’를 꼽았다. 그는 “낙태의 위법성과 비도덕성에 대해 국민들이 무감각해졌다. 여론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미디어의 잘못이 크다”고 비판했다.

지율스님은 “우리 사회가 낙태 근절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 없이 논쟁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개탄하며 “낙태는 살인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모든 이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낙태 근절을 위해 제도적, 법률적으로 각 각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낙태를 하지 않고도 아이를 잘 낳아 기를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들고 그와 동시에 낙태를 사회적 범죄로 인식할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한다는 의미다.

그는 “청소년이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클 경우 낙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가 복지차원에서 이들을 보호하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지자체에서 미혼모를 지원하는 복지 제도를 마련하고 사법부에서는 낙태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해 엄벌할 수 있도록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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