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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으로의 도피…고갱과 칼더를 만난다
올해 놓쳐선 안될 전시 풍성
6월 고갱 국내 첫 작품전
7월 모빌 창시자 칼더 회고전
11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도



일상에서 미술을 감상하고 즐기는 이가 크게 늘면서 국내에도 ‘미술관 문화’가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매서운 한파로 우리의 몸과 마음이 모두 위축돼 있지만 올해 미술계가 선보일 콘텐츠는 더없이 풍성하다. 인상파 화가 고갱의 대표작이 서울에 오며, 칼더의 강렬한 조각과 수기모토 히라시의 명징한 사진도 한국 땅을 밟는다. 게다가 11월에는 경복궁 앞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마침내 개관한다. 올해 놓쳐선 안될 전시를 살펴본다.

▶미국 미술, 영화적 미술, 그리고 고갱을 만나는 상반기=올 상반기 전시 중 놓쳐선 안될 것은 국립중앙박물관이 2~5월 개최하는 ‘미국 미술 300년(Art Across America)’전이다. 미술을 통해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살필 수 있는 전시로 잭슨 폴록, 앤디 워홀, 조지아 오키프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또 동남아의 독특한 혼합문화인 페라나칸(동남아로 이주한 중국 남성과 현지 여성 사이의 후손) 문화를 살펴보는 ‘페라나칸’전(3~5월)도 주목할 만하다.

표암 강세황의 탄생 300주년을 기념하는 ‘강세황전’도 상반기인 6월 개막해 8월까지 이어진다. ‘18세기 예원의 총수’로 꼽혔던 표암의 예술세계를 입체적으로 선보일 예정.

한국 최초의 고갱 전시에 나올 가로 3.76m의 역작‘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국립현대미술관은 2월 과천관에서 젊은 작가를 발굴 지원하는 ‘젊은 모색 2013’전과 작고 건축가 정기용 선생을 추모하는 아카이브전을 개최한다. 3월에는 한국 현대미술 대가를 조명하는 회고전인 ‘윤명로: 정신의 흔적’전을 연다. 덕수궁미술관에서는 근대기 한국 미술문화 정립에 큰 영향을 끼친 일본의 미학자 야나기 무네요시의 미학적 뿌리를 해부한 전시(5월)가 열린다.

서소문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오는 6월 개막되는 ‘고갱, 신화 속으로의 여행’전(~9월 말)은 국내에서 최초로 열리는 인상파 화가 폴 고갱의 대규모 작품전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황색예수 그리스도’ ‘설계 후의 환상’ 등 고갱의 대표작을 포함해 총 100여점이 내걸린다. 특히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가로 3.76m의 대작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1897년 작)는 죽음을 예감한 고갱이 “모든 정력을 이 그림에 쏟아부었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혼신을 다한 작품. 인간 존재의 본질과 구원의 문제를 파노라마 형식으로 표현한 역작이다. 

알렉산더 칼더의 대규모 회고전에 나올 모빌 작품 ‘큰 주름’.

한남동의 삼성미술관 리움은 그라운드갤러리에서 ‘미장센(Mise-en-Scene)전’을 3~6월 개최한다. 영화적 장면 연출을 보여주는 국내외 작가 8인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영화와 미술의 긴밀한 관계를 추적한다.

태평로의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는 리얼리티와 허구의 세계를 독특하게 천착해온 ‘문제적 작가’ 김홍석 작품전(3~5월)이 열린다. 경복궁 앞의 금호미술관은 4월 장화진 개인전을, 5~6월에는 이머징디자이너전을 연다. 소격동의 아트선재센터는 룩셈부르크 현대미술관(MUDAM)과 공동 주최하는 MUDAM 컬렉션전(4~6월)을 올해 야심작으로 준비 중이다. 디자인을 집중적으로 다뤄온 통의동의 대림미술관은 세계적인 아트북 출판사인 게르하르트 스타이들 전시(4~9월)를 연다. 책이 디자인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이색전시다.

 
상반기에 작품전이 잡힌 요절 낙서화가 장 미셀 바스키아

국제갤러리는 뉴욕을 기반으로 그래피티 회화를 선보였던 요절작가 장 미셀 바스키아 회고전(2~3월 예정)을 열고, 노충현과 함경아 개인전을 상반기 개최한다. 갤러리현대는 미국의 페미니즘 화가로 매혹적인 인물화를 남긴 앨리스 닐 작품전을 5월 개최한다.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가나아트갤러리는 고영훈 개인전(5월) 등을 펼친다.

▶칼더, 다카시, 채프만 형제를 만나는 하반기=국립현대미술관은 11월 중순 서울관 개관전으로 해외의 유명 큐레이터가 함께 참여하는 ‘연결_전개’전과 장르 융합적 전시인 ‘알레프 프로젝트(Alef Project)’를 선보인다. 또 서울관 로비에는 서도호의 대형 설치작품 등이 전시된다.

서울관 개관을 축하하기 위한 국제교류전이 과천에서 마련된다. 퐁피두센터와의 미디어 소장품 교류전인 ‘Video Vintage’, 테이트미술관의 컬렉션인 데이빗 호크니의 대작으로 구성되는 ‘Bigger Trees’전이 열린다. 12월에는 재일 한국인 건축가인 이타미 준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는 전시가 개최된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인 김수자의 영상작품 ‘앨범 허드슨 길드’.

리움은 ‘움직이는 조각’ 모빌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칼더의 대규모 회고전을 7~10월 연다. 칼더의 초기 주요작인 철사 작품에서부터 모빌, 스태빌(stabile), 회화, 드로잉이 총망라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또 빛과 시간의 효과를 탐구해온 일본 현대사진가 수기모토 히로시 작품전(11월~내년 2월)도 놓쳐설 안될 전시. ‘Seascape’ ‘Theatre’ 같은 대표작과 최근의 조각작품이 나온다.

플라토에서는 세계적 명성의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전이 7~10월 열린다. 아시아 최초의 회고전으로, ‘아주 표피적인(Superflat) 이상한 나라의 다카시’란 타이틀 아래 회화, 조각, 사진, 비디오, 커튼 등 발랄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작품 4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청담동의 송은아트스페이스는 인간의 광기를 다룬 쇼킹한 입체작품으로 세계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영국 작가 채프만 형제의 국내 첫 개인전을 8월 개최한다. 

런던 테이트 모던이 선보일 로이 리히텐 슈타인 작품.

또 금호미술관은 한국화가 김호득전(8월)과 ‘미술, 개념, 위트’전(11~12월)을 열며, 아트선재센터는 국제무대를 누벼온 이주요의 작품전을 9~12월 연다.

이 밖에 일탈적인 심리를 펑키하게 표현해 주목받는 설치미술가 스털링 루비, 이집트 출신의 여성 작가 가다 아메르의 작품전(국제갤러리)도 놓쳐선 안될 주요 전시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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