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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십리 시범뉴타운 ‘10년의 눈물’
3구역 10년이 지나도록 방치
공사비까지 인상 설상가상
조합·시공사간 갈등고조

2구역도 두차례 할인분양 불구
중대형 판매부진 전전긍긍




10년 전인 2002년 서울시는 기존 재개발ㆍ재건축과 차별화된 새로운 정비방식인 뉴타운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시범 뉴타운으로 지정된 곳이 은평ㆍ길음ㆍ왕십리 등 총 3곳. 길음뉴타운은 대체로 사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 있고, 은평뉴타운은 박원순 시장의 강력한 마케팅 정책으로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시범 뉴타운 단지인 왕십리뉴타운은 좀처럼 수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총 3개 구역 중 3구역은 10년이 지나도록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일반 분양에 돌입한 2구역도 두 차례에 걸쳐 할인 분양을 진행중이지만 중대형 물량의 소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왕십리뉴타운3구역은 지난 10월 공사비 643억을 올려야 한다는 시공사의 인상내역서가 조합에 전달되면서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왕십리뉴타운3구역은 공사비 문제로 전 사업자와의 본계약이 무산돼 지난해 12월 시공사가 교체된 바 있다. 

조합은 “3월 새로운 시공사가 가계약에 서명하면서 4월 착공을 구두약속했지만 불이행중이며, 미분양대책비 1413억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는데도 공사비를 또 올리려 해 조합원 부담이 더 커지게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올 초 미분양대책금 조성합의 이후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공사비 추가인상을 요구한 것”이라며 “이주비 금융비용은 실비정산인 만큼 643억원 전부를 조합에서 받겠다는 것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해 가장 먼저 일반 분양에 돌입했던 왕십리2구역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 1148가구로 구성된 왕십리2구역의 ‘텐즈힐’ 단지는 2014년 2월 입주 예정으로 현재 한창 공사중이다. 하지만, 분양 당시 3.3㎡당 평균 1948만원의 분양가가 결국 발목을 잡고 있다.

결국 조합과 시공사는 두 차례에 걸쳐 미분양 512가구를 대상으로 중도금 60% 무이자 대출 및 발코니 무상확장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사실상 할인분양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3.3㎡당 분양가는 평균 1700만원 선으로 낮아져 전용면적 84.9㎡대의 미분양 물량은 극소수 저층 가구를 제외하면 대부분 소진됐다.

하지만 중대형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 판매는 부진한 상태다. 분양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127.44㎡나 157.29㎡의 중대형 일반분양 물건은 현재 조합원보다 싸게 살 수 있을 정도로 할인혜택이 많아도 문의가 거의 없어 현황 자료 조차도 만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2구역 조합원들은 ‘분담금을 올리면서 미분양대책금 500억을 풀어 세일 중이지만 비용이 얼마나 더 소요될지 알 수 없는 상황 아니냐’며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2구역에 이어 올해 분양이 예정됐던 왕십리1구역도 조합과 시공사 간 분양가 책정에 난항을 겪으며 일반 분양 작업이 해를 넘기게 됐다.

올해 상반기 조합은 일반 분양가를 3.3㎡당 평균 1925만원으로 잠정 결정한 바 있었다. 평균 2000만원대를 주장하던 조합과 1800만원대를 고집하던 시공사 간의 절충이 이뤄진 가격이었던 것.

하지만, 시공사 측은 현재 2구역에서도 할인분양이 진행되는 상황이고, 분양 시장 침체를 고려할 때 분양가를 추가로 내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합은 분양가 인하는 조합원들의 부담을 높이는 것이어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2구역도 분양가 부담으로 초기 분양에 고전했는데, 비슷한 분양가로 일반분양에 나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순식ㆍ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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