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애사심이 건설업계 핵심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명 건설사들이 임직원의 애사심 고취를 위해 임직원 기살리기 작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녀를 둔 임직원을 위해 직장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건설사가 있는 가 하면 건강관리실이나 미팅을 열어주는 곳이 한 둘이 아니다. 일부에선 회사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임직원이 발벗고 나서는 경우도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서울역 앞 본사 3층에 생후 13개월~48개월 된 직원자녀를 돌봐주는 어린이 집을 설치하고 운영하고 있다. 250㎡ 공간에 교실, 식당, 놀이방, 상담실 등을 갖추고 교사와 조리사 등 전문 보육직원을 채용함으로써 직원들의 육아에 대한 부담 해소는 물론 애사심 고취에도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은 종로구 관훈동 본사 2층에 건강관리실을 두고 직원들에게 가정의학과 전문의로부터 일반적인 건강 삼당은 물론 자세교정과 심리상담, 생활습관개선 프로그램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총각 사원들을 위한 ‘러브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현장 근무나 출장 때문에 이성을 만날 기회가 적은 직원들을 위해 결혼 정보회사와 연계해 미팅과 소개팅을 주선하는 것은 물론 첫 만남 데이트 비용까지 지원해 준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어려움에 봉착한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임직원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애사심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쌍용건설은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임원과 팀장들이 회사가 보유중인 우이동 ABCP 매입에 나서자 일반 직원들까지 자발적으로 동참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급여가 삭감되고, 회사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금융권 대출도 어려운 상황에서 과장, 차장급은 물론 노동조합과 서무 여직원들까지 보험과 적금을 해약해 자금을 마련하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쌍용건설은 2주일 만에 82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김태중 쌍용건설 대리는 “현재 개인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지만 회사 살리기에 직급이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며 “평상시라면 회사를 위해 10만원을 내놓는 것도 주저하겠지만 지금은 직원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건설회사야 말로 사람이 재산인 산업”이라며 “불황 극복을 위해 회사는 직원들의 애사심 고취 프로그램을 만들고, 직원들은 자발적인 희생으로 보답하는 모습은 건설업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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