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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UI…디자인 아닌 철학?
현실적인 애플-심플한 MS-개방적인 구글…사용자들에 보다나은 이용환경·경험 제공위해 고군분투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의 운영체제(OS)에 현실의 세계는 한 장의 사진으로 구현되기도 하고 간결한 붓터치로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뽑아 전달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개발자들의 독특하고 다양한 디자인 취향을 제품에서 모두 만나볼 수도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이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은 언뜻 보면 제각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사용자들에게 보다 나은 이용 환경과 경험을 제공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다.

▶애플, 현실을 그대로 묘사한다=애플 아이북스(iBooks) 애플리케이션의 뉴스 가판대(News Stand)는 마치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책장을 터치하면 실제 책을 넘기 듯 책장이 접히고 캘린더 앱의 모퉁이에는 마치 실제 종이 달력을 찢어낸 듯 흔적이 남아있다. 아이폰을 사용하다 보면 애플이 얼마나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담기 위해 고군분투했는지 느껴진다.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의 특징을 상품이나 소프트웨어 디자인에 100% 모사하는 전략인 애플의 디자인 철학은 ‘스큐모픽 디자인(Skeumorphic Design)’으로 통한다.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안에 현실의 세계를 재현하고자 하는 애플의 집착은 그들의 제품에 환호하고 충성하는 마니아층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새로운 iOS 버전이 공개될 때마다 애플 팬들은 현실처럼 생생한 디자인 요소에 ‘아이폰의 디테일’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감탄해 왔다.

그러나 애플의 디자인은 때로 한계를 드러냈다. 애플의 iOS6가 공개되자마자 애플은 시계앱의 디자인 도용 논란에 휩싸였다. 스위스 국영철도회사가 기차역 플랫폼에 설치한 몬데인(Mondaine)사의 시계 디자인의 초침이 흔들리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표절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 철학이 사용자의 몰입도를 높여주기보다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나치게 세밀하게 묘사된 앱의 외향이 정작 콘텐츠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만 경험한 어린 세대에게 아날로그 시대의 사물을 그대로 재현한 앱의 모습은 별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간결하고 세련된 아이폰 하드웨어 디자인을 만들어온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와의 갈등이 스콧 포스톨이 퇴직한 근본 원인이라고 보는 분석도 있다.

▶심플한 터치, MS 디자인=애플과 달리 마이크로소프트(MS)의 디자인은 정보 전달 등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MS가 시애틀의 킹카운티 메트로(King County Metro) 공항의 버스 정류장 표지판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메트로(Metro) UI는 사용자가 알아야 할 앱의 정보 등 간결하고 가독성을 중시한 MS만의 소프트웨어 디자인 철학을 대표한다. 메트로 UI에서는 이미지, 음악, 동영상, 연락처와 관련된 모든 내용도 작동 순서(Work Flow)에 따라 이뤄진다.

MS는 2010년 공개한 윈도폰7 버전부터 이 메트로 UI 디자인을 자사 모바일 환경에 적용해왔다. 출시 당시 윈도폰7이 내건 ‘우리를 스마트폰으로부터 구하라(Save us from our phones)’라는 슬로건에도 운영체제 자체의 디테일을 최소화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MS는 최근 태블릿PC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메트로 UI 디자인의 적용범위를 일반 PC용 운영체제인 윈도8로 넓혔다. 그러나 애플, MS는 모두 개발자들에게 자사의 디자인 철학을 따를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 운영체제와 기본 앱뿐 아니라 서드파티(Third Party) 개발자 역시 정해진 각종 기능 버튼의 위치와 형태,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앱 심사를 통과하지 못 한다. 두 회사 모두 디자인의 심미성뿐 아니라 통일된 사용자경험(UXㆍUser EXperience)을 제공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 배어 있다.

▶구글, 디자인도 개방한다=반면 안드로이드 진영의 디자인 철학은 유연하고 개방적이다. 자사 검색엔진을 사용하는 사용자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목표인 구글은 기본 런처 외에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터치위즈 같은 제조자 런처를 허용해왔다.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에 대한 권한을 나눠줌으로써 제조사가 쉽게 안드로이드를 채택하도록 유인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개발자들에게도 자유로운 디자인을 선택하도록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강요하지 않는다. 앱 검수 역시 사후심사로 진행된다. 빠른 앱 생태계 확장을 위해 개발자에 대한 문턱을 낮춘 것이다.

이 같은 자유로운 선택의 철학은 혼란도 불러왔다. 새로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6개월마다 공개되지만 제조사들이 자사의 런처를 재탑재하면서 실제 사용자가 업데이트를 제공받는 시점이 천차만별로 달라진 것이다. 앱 내부 디자인과 아이콘 역시 통일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자유로운 디자인 철학은 다양성을 제공하는 대신 때로는 함량 미달의 앱 등장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구글은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 버전부터 버튼 모양과 색 등 세부적인 요소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개발자들이 이에 따를 것을 권장하고 있다. 1월 공개된 ICS 버전부터 제조사 런처 역시 홀로테마 기본런처보다 우선할 수 없게 변경됐다. 이전 버전에 비해 심미적으로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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