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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또 구매의 심리학, 그 이면 살펴보니…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당첨될 확률이 극히 희박한 걸 알면서도 로또를 계속 구입하는 이유는 로또를 ‘도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 때문이죠. 최근 조사에서도 대학생 2명중 1명은 로또를 구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노년층도 취미삼아 로또를 구매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김영호 대구 가톨릭대 정신과학연구소 교수는 로또 당첨의 실패 확률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로또를 재구매하는 원인을 ‘로또 인식’에서 찾았다.

김 교수는 “기성세대에게 로또 구입은 스트레스를 푸는 일종의 놀이이자 취미생활과 마찬가지다. 처음 로또를 구입하는 젊은 세대는 로또를 통해 기성세대의 문화에 편입되는 느낌을 갖게되는 측면도 있다”며 “대부분은 로또 당첨 확률이 낮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폐해가 도박만큼 심각하지는 않다. 그저 ‘재미삼아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진행하고 있는 로또 관련 연구 조사 결과에서도 이 같은 로또 인식은 여실히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조사대상 학생 중 로또를 구입해 본 적이 없는 대학생들마저 ‘로또는 도박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30~40%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또 김 교수는 한 장에 1000원이면 구입하는 로또를 통해 심리적 만족감과 기대심을 얻게 되는 것 또한 로또 반복 구매의 이유로 꼽았다. 그는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은 행복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본인에게 만족감을 주는 행위를 반복하면 이것이 곧 ‘습관’이 되는데 당첨 결과가 나올때까지 본인이 갖게되는 기대감이나 심리적 행복감 등이 지속적인 로또 구매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꿈과 비전을 실현하기 힘들어진 사회적 여건이 로또 구입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했다.

서 교수는 “비정규직, 청년실업, 조기 은퇴 등 미래에 대한 불안과 경제적인 압박이 큰 상황아래 ‘로또 당첨’을 현실 타계 수단으로여기기 쉽다”며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희박한 확률인 로또에라도 희망을 걸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규만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장기불황 속에서 로또 구입은 곧 ‘현실 도피’와 ‘환상’을 좇는 사람들의 심리를 대변한다고 언급했다.

채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로또를 구입하면 당첨되기도 전에 ‘집을 사야지’ ‘차를 사야지’ ‘빚을 갚아야지’ 등의 환상을 좇게되는데, 이는 순간적이나마 불안 해소 작용을 하기 때문에 당첨이 안돼도 로또를 반복 구매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인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돈과 많은 시간을 허비하며 습관적으로 로또 구입을 하는 것은 ‘중독’ 수준으로 봐야 하며 이를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모든 습관은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갖고 있다. 로또도 마찬가지다. 즐기는 차원을 넘어서 일상을 내팽개칠 정도로 로또에 몰입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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