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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사회공헌 3.0시대-새로운 CSR의 대두> 한국의 공익연계 마케팅은?

상품판매 촉진·기부활동…
행복나눔N 캠페인등
기업 ‘착한소비’운동확산



1983년의 일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거래할 때마다 1센트를 기부했다. 그리고 신규발행카드 한 장에 1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목적은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엘리스 아일랜드(Ellis Island)와 자유의 여신상 보수를 위한 것. 그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가져다줬다. 자유의여신상재단에 170만달러가 기부됐으며, 그해 아메리카 익스프레사의 카드 사용량은 전년에 비해 28%나 증가하는 효과를 누렸다.

이는 공익연계마케팅(CRMㆍCause Related Marketing)의 최초 사례이다. CSR 3.0 영역에 포함되는 사회공헌활동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한 분야로 국내에선 ‘착한소비’ 운동으로 불린다. 이는 기업이 특정상품을 판매해 얻은 수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부금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공익을 위한 자금도 마련하면서 기업의 상품 판매도 촉진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호응도가 높다.

착한소비운동의 또 다른 사례는 미국의 탐스(TOMS) 슈즈이다. 이 회사의 창립자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는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면서 현지 민속 신발인 알파르가타(alpargata)의 잠재된 매력에 영감을 받았으며, TOMS 신발을 만들게 된다. 한 켤레의 신발이 팔릴 때마다 한 켤레를 가난과 질병에 고통받는 맨발의 어린이들에게 되돌려 주고자 결심한 그는 첫해 200켤레에 불과하던 신발이 다음해에는 1만켤레로 늘어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같은 좋은 뜻이 알려지면서 지난 2010년까지 판매된 신발만 100만켤레를 넘고 있다.

국내에서는 ‘행복나눔N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이 캠페인은 보건복지부가 후원하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지난 2010년 4월 시작됐다. 모두 56개 기업 300여개 제품이 참여하고 있다. 캠페인에 참여한 기업이 선택한 제품에 나눔마크를 부착해 그 수익금의 일정부분을 기금으로 적립해 사회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행복나눔N 캠페인을 통해 지난해 말까지 20억원의 기금이 확보됐다. 이 캠페인에 참여한 기업은 제품선정은 물론 기부비율, 지원주제 등을 기업의 가치 및 전략에 따라 직접 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유통업계도 착한소비운동에 익숙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온라인쇼핑몰 신세계몰 친환경 패션편집매장인 ‘에코스타일샵’을 통해 착한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식물성 오일로 가공한 가죽과 재활용 타이어를 사용한 신발, 그리고 중고 의류를 활용한 잡화를 판매하며, 수익금을 기부하거나 아프리카 우물 만들기 사업 등에 지원한다. 또 이마트는 지난 2010년 ‘비닐쇼핑백 없는 점포’를 전 점포로 확대했으며, 캔ㆍ플라스틱 용품을 ‘에코로봇’이라는 수거함에 넣으면 개당 10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있다.

착한소비가 하나의 마케팅 방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공익을 생각하는 의식이 향상되었기에 가능하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도 소비자 10명 중 7명은 인권, 노동, 환경과 같은 ‘윤리적 가치’를 반영한 소비활동을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실제로 지난 1년간 윤리적 소비를 했다는 소비자는 절반을 넘어서기도 했다.

<박도제 기자>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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