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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서서 계약하는 광경 얼마만인지…”
유엔 GCF 사무국 유치…송도 부동산 현장을 가다
프리미엄 형성 가능성
지역주민·외지인 대거 몰려
일부 미분양 100% 분양도

금융·기술·환경·법률 등
관련단체 대거 입주전망
송도 국제도시로 위상 강화


“지금 분위기요? 난리도 아니죠. 견본주택에 줄서서 계약하는 광경을 얼마만에 보는지 모르겠습니다”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를 분양하는 대우건설 관계자는 흥분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의 송도 유치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은 지난 주말 내내 요동쳤다.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계약을 하기 위한 수요자들이 견본주택으로 몰려들었다. 

GCF 사무국 송도 유치로 인천 송도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송도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관계자가 GCF 유치 확정 직후 사무실 유리창 벽면에 부동산 상담 안내문을 게시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100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GCF 사무국이 들어옴에 따라 인천시의 애물단지였던 송도 부동산 시장은 급반전을 맞이했다. 내년부터 500여명의 사무국 주재원들이 상주하고, 연간 120여차례 열리는 회의에 참여할 내ㆍ외국인만 수십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발전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무국 주재원 500명을 기준으로 할 때 연간 1917억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주택뿐 아니라 기업과 투자, 관광과 숙박 등 다양한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무국이 입주하면 뒤따라 이곳에는 금융과 기술, 환경, 법률 관련 단체 등이 대거 입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송도에서는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며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뜨거운 시장은 미분양 아파트 잔여분이다. 지난 6월 분양한 ‘송도 센트럴파트 푸르지오’는 주말 동안 일부 저층 잔여세대가 전부 팔려 100%분양을 완료했다. 같은 시기 분양한 ‘아트윈 푸르지오’는 이틀 동안 50여건 이상의 계약이 이뤄졌다.

분양 관계자는 “송도나 인천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외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며 “뜻밖의 호재에 프리미엄이 형성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분양분을 빨리 사겠다는 심산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포스코건설이 작년 12월과 올해 3월 분양한 ‘송도 더샵 그린워크 1, 2차’ 아파트도 미분양 분을 상당수 털어냈다. 불과 이틀전 청약 참패를 기록했던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송도 캠퍼스타운’도 문의 전화가 쇄도하는 등 분위기가 급선회했다.

기존 아파트들은 급매물이 전부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특히 전체 11개 공구 중 GCF사무국이 들어설 ‘아이타워(I-tower)’가 위치한 3공구와 인근 1공구의 매물은 호가 오름세까지 보이고 있다. 더샵센트럴파크 1, 2차 아파트, 송도푸르지오 하버뷰 아파트, 송도더샵 그린에비뉴 등이 위치한 1공구는 센트럴파크와 채드윅 송도국제학교 등이 위치한 중심지로 이번 GSF 유치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1공구의 K공인관계자는 “급매로 나왔던 물건들이 전부 들어갔다”며 “단 이틀만에 분위기가 매도자 우위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앞으로 분양이 예정된 단지의 관계자들도 패색이 짙었던 얼굴을 거뒀다. 지난 19일 0.49대 1의 청약률을 기록하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깔렸던 송도 캠퍼스타운도 GSF 유치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포스코건설이 다음달 3공구에 분양할 ‘송도 더샵 마스터뷰’는 높은 기대치를 보였다.

GCF 사무국 유치의 최대 수혜지인 3공구에 위치한데다 잭니클라우스 골프장과 바다 조망 등 좋은 입지 여건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이곳 분양 관계자는 “전에는 솔직히 ‘힘들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제 100% 분양완료될 거라고 본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송도 일대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모두들 ‘격세지감’이라는 반응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그동안 외국기업 투자유치에 실패해 이름뿐인 국제도시란 조롱을 듣던 송도가 GCF 유치를 신호탄삼아 국제환경ㆍ녹색금융ㆍ환경기술의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부동산 시장도 활력을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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