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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이튼스타일…학교 조롱으로 ‘강남스타일’ 정석 패러디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콧대 높은 영국차트마저 점령했던 가수 싸이(35)의 ‘강남스타일’을 영국 명문사립 이튼컬리지(eton college)의 학생들이 패러디했다. 이른바 ‘이튼 스타일(eton style)’이다. 이 명문사학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누리고 있는 특권교육에 대한 조롱을 담아 월드와이드 히트곡 ‘강남스타일’을 재탄생시켰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18일(현지시간) “이튼 컬리지의 학생들이 자신들의 특권교육에 대한 비판을 담아 최고 히트곡인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했다”면서 해당 영상과 그 내용을 소개했다.

영국 윌리엄과 해리 왕자의 출신학교이기도 한 이튼스쿨의 학생들이 만든 이 영상에 자국 언론을 비롯해 대중의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바로 패러디물이 담고 있는 비판적인 내용 때문이다. ‘강남스타일’이 트렌드에 민감하고, 광적인 교육열과 부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비버리힐스’ 강남에 대한 풍자와 조롱을 담아냈던 것처럼 이튼의 학생들 역시 자신들의 학교가 내세우고 있는 교육의 현장과 영국 상류층을 비꼬는 가사를 영상을 통해 선보였다. 

인디펜던트는 특히 유튜브 동영상 댓글 중 “572년에 걸친 평민들의 증오가 존경으로 바뀌었다”는 반응도 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영상에서 이튼의 학생들은 전통적인 검은 가운을 입고 새까만 선글래스를 낀 채 교정을 누비며 싸이의 역할을 한다. 특히 “우리는 이상하고, 좌절감에 빠져있고, 외롭고, 위태롭다”고 그들 자신과 1440년부터 남겨진 이튼의 교육유산을 조롱한다. 일그러진 교육현장에서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들을 끊임없이 꼬집고 있었다.

또 “우리는 사교적이지도 않아. 여자한테 다가가 말도 붙이지 못하고 너무나 수줍어한다“면서 ”네가 다가오면 우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울어버리고 말 거야”라고도 했고, “학교의 도서관에는 루소와 볼테르의 원본이 있지만 이건 우리와 상관없어, 단지 그곳에 놓여있기만 할 뿐”이라고 랩을 하고 있다.

이튼의 학생들은 영국 상류사회의 독특한 문화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우리는 100파운드가 넘는 모엣(스파클링 와인)을 물처럼 마신다“면서 특권층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목에 위치한 자신들의 울타리에 대한 일격을 가했다.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튼스쿨의 토니 리틀 교장은 학교를 비판한 패러디물 ‘이튼 스타일’에 대해 “학생들을 견책할 만한 사유는 아니다”면서 “패러디한 영상에서는 단지 그들 스스로를 재미 삼아 패러디했고, 자기비하의 내용을 담고 있을 뿐”이라고 정리했다. 

이튼스쿨의 학생들이 만든 ‘이튼스타일’은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를 통해 공개된지 24시간이 겨우 지난 현재 조회수 30만 건이 넘어서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영국 이튼스쿨(Eton College)은 1440년 헨리6세 때 설립된 영국 최고의 명문사립으로 비싼 수업료와 기숙사비로 현재는 상류 부유층 자제가 입학, 영국 옥스퍼드대학이나 케임브리지 대학, 사관학교 진학예정자를 교육하는 특수한 성격을 띄고 있다. 현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도 이튼스쿨 출신이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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