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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관광=저가여행’ 인식불식…숙박등 인프라 구축 ‘발등의 불’
中관광객 제1시장 눈앞…우리의 현주소는
중저가 호텔등 숙박시설 태부족
내국인들 홀대 분위기도 여전

고품격 지방투어 활성화 유도
명품 관광한국 업그레이드 시급



여행 및 관련업계가 중국인 관광객들의 급증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근의 중국 관광객 증가 추세를 볼 때, 현재 제2시장인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한국관광 제1시장으로 올라설 날도 머지않았다고 전망한다. 실제로 월 방한외국인이 사상 첫 100만명을 돌파한 지난 7월에는 중국인만 32만명이 방한, 최초로 일본 관광객 수를 앞지르기도 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에도 업계 예상치(10만명)를 상회하는 11만~12만명(한국관광공사 잠정 집계)이 한국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그동안 지적된 숙박시설 등 인프라 부족, 저가상품 만연으로 인한 폐단, 그리고 중국인에 대한 내국인들의 홀대 분위기 등은 여전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통업계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 관광객들이 대만, 일본 등 경쟁국으로 우회하지 않도록 정부의 전방위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건 중국 관광객들을 수용할 중저가 숙박시설이다. 최근 민간 투자사들이 호텔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3년 후엔 서울에 약 1만 2000여 객실이 추가 신설될 예정이지만 실제 이용 가능한 시기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황금연휴 기간(9월 30일~10월 7일)에도 수원, 인천, 시흥 등 서울 근교 모텔 등을 활용해 추가 객실 수급에 나섰고, 한국관광공사도 2005년부터 실시한 우수 중저가 숙박시설을 지원하는 ‘굿스테이’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또 홈스테이 형식을 빌리기도 하고, 지방의 고택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중국인들의 관광이 서울에 집중돼 있어서 지방시설은 실효성이 없고, 노동절ㆍ국경절과 같은 황금연휴 시기에 한꺼번에 쏟아지는 인파를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게다가 중국인들은 평균 3000위안(한화 약 60만원) 선인 중저가 패키지 여행을 가장 선호해, 도심의 호텔로는 수지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바운드 업체의 대표는 “목마른 여행업자들이 직접 모텔에 투자해 객실 수급에 나서고 있지만 주말이면 만실이 되는 서울과 수도권 일대 모텔들이 굳이 중국인 관광객에 방을 내어줄 이유가 없다”며 “최근엔 업체 경쟁으로 1900~2000위안(한화 약 40만원)짜리 ‘최저가’ 상품까지 등장해 더욱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한국관광=저가여행’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중국 관광객들이 고급ㆍ고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상품개발과 모객활동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명품쇼핑을 많이 하며 ‘큰손’으로 불리지만, 정작 한국관광 자체를 ‘명품’으로 여기진 않는다는 것.

이를 위해 문화관광부를 비롯해 한국관광공사와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최근 중화권 개별자유여행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저가 상품을 주로 이용하는 단체관광객들과는 전혀 다른 성향을 보이는데, 청담동, 압구정동 등 강남 일대나 부산, 경주 등 지방 명소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이들이 증가할수록 저가 단체여행의 폐단도 줄고, 다양한 국내 여행지를 현지에 ‘입소문’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에서는 이러한 개별여행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중화권을 대상으로 ‘고품격’ 콘셉트의 지방투어와 스키여행, 언론인들을 초청한 미디어 팸투어 등을 실시해 자유여행자 모객에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홀대’ 분위기도 더 많은 ‘요우커’들을 유치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박동미 기자>
/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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