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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지 “‘응답하라 1997’, 연기의 재미를 알게 해준 작품” (인터뷰)
에이핑크의 메인보컬 정은지가 연기자로서의 변신을 꾀했다. 그 변신은 성공적이었고 많은 대중들은 처음이지만 안정적이고 위화감 없는 정은지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며 그의 감정 하나하나에 함께 울고 웃었다.

tvN 주간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통해 정은지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는데 성공했다. 은지가 연기한 극중 성시원은 현재 33살의 10년차 방송작가로 1997년 HOT를 위해 모든 걸 다 바친 열렬한 팬이다. 은지는 성시원을 온전히 자신의 색깔로 녹여내며 생명을 불어넣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은지는 지난 9월 14일 강남 본사에서 만남을 갖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지막 촬영을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아 피곤할 법한데도 그는 지친기색 하나 없이 밝은 미소로 인터뷰에 응했다.


“‘응답하라 1997’을 촬영하는 4개월은 개인적으로 제가 정말 행복한 나날들이었어요. 처음 연기에 도전하며 신원호 감독님은 물론, 서인국 오빠, 호야, (이)시언오빠, 소율언니, 단지 역할로 나오던 노지연 언니 등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많이 맺었어요. 제게 정말 소중한 작품이죠.”

“그리고 이 작품은 제게 연기에 대한 재미를 알게 해준 새로운 큰 도전이었어요. 제가 자신없는 것을 당차게 하게 못하는 스타일인데 시놉시스을 보고 성시원이라는 아이에게 매력을 느껴서 캐스팅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정말 하고 싶다고 죽기살기로 노력한 후 캐스팅이 됐을 땐 막상 부담감과 책임감에 스트레스가 오더라고요. ‘응답하라 1997’ 스토리가 여주인공 시원을 주축으로 흘러가잖아요. 그래서 연기력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요. 바짝 긴장해서 연기를 했던 탓인제 보람도 있었고 연기에 대한 도전을 앞으로도 할 수 있겠다고 용기를 불어넣어준 작품입니다.”

은지는 극 초반 자신의 연기를 모니터 한 후 혹평세례가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 ‘응답하라 1997’에 대한 폭발적인 인기가 어리둥절하다고.

“현장에서 칭찬을 들은 적도 없었고 연기를 하고 모니터를 했는데 오글거리더라고요.(웃음) 그런데 다른 분들이 호평을 해주시니까 의아했었죠. 또 가면 갈수록 반응도 좋고 시청률오 올라가고 연기할수록 기분이 좋았어요. 하긴 이 작품이 가면 갈수록 재미있는 드라마여서 제가 덕을 본 것일 수도 있어요. 제가 칭찬을 들으면 쑥쓰러워하는 성격이라 많은 분들께서 칭찬을 해주셔도 그냥 웃어 넘겼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라고요.”

앞서 은지는 ‘응답하라 1997’의 시놉시스를 보고 성시원이라는 인물에 매력을 느껴 캐스팅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은지는 시원의 어떤 점에 매료됐을까.

“처음 시놉시스를 보고 든 생각은 ‘이 역할을 통해 에이핑크 정은지가 보일 수도 있겠다’ 였어요. 저랑 많이 닮아있는 인물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하면 재밌을 것 같았어요. 내용도 너무 신선했고요. ‘빠순이’라는 팬 문화에 대해 드라마로 그려서 사랑이야기로 풀어낸 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발하잖아요. 연기에 무지한데도 불구하고 이 시놉시스를 보고 이건 꼭 제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은지가 꼽는 ‘응답하라 1997’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은지는 성시원과 윤윤제가 6년 만에 카페에서 재회하는 장면과 수돗가 키스신, 비올 때 아빠에게 우산을 벗으라고 떼 쓰는 장면을 떠올렸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카페 재회신, 그 장면에 대해 은지에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카페에서 시원이가 윤제가 6년만에 재회하는 장면에서 개인적으로 저는 속이 너무 후련했어요. 카페에 앉아서 윤제에게 여자친구가 있냐고 업급할 때도 시원이는 20년 동안 함께 지내온 윤윤제를 너무 잘 알아서 떠보려고 하는건데 윤윤제는 여자친구가 있다고 거짓말을 둘러대기 급급하잖아요. 그리고 시청자들은 전지적 시점으로 보기 때문에 윤제-시원-태웅의 마음을 다 아는데 항상 시원이는 항상 나쁜 여자고 윤제는 순정남이고요. 전 그런 시원이가 안타까웠거든요.”

“카페에서 여자친구가 있다고 하는 윤제에게 시원이가 시원하게 한 마디 하잖아요 ‘지랄하네’라고요. 전 그 대사를 정말 살벌하게 하고 싶었어요. 윤제는 자기 혼자 여자로 바라봐놓고 윤제의 마음을 몰랐던 시원에게 한 순간에 퍼붓고 6년 동안 피해다녔으니 시원은 가족같이 생각했던 윤제에게 얼마나 섭섭했겠어요. 그래서 ‘지랄하네’ 이 대사를 살벌하게 했는데 감독님이 너무 호러같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1993년 생인 정은지는 1997년에 다섯 살이었다. 그 어린 나이의 정은지도 H.O.T와 젝스키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브로마이트부터 시작해서 양말, 지우개, 노트 등 다 H.O.T.와 젝스키스 이미지가 박혀있었어요. 어려서 잘은 모르지만 대세였다는 것은 확실하게 알아요. 당시 정말 대단했다는 존재였다는 것도요.”

정은지는 ‘응답하라 1997’만의 무엇인지 매력이 묻자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그만큼 작품에 쏟는 애정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은 극중 테마가 정해지면 그 안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들이 모두 전달되는 것 같아 좋았어요. 또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면 다른 하나는 숨기는 형식의 전개는 집중있게 드라마를 볼 수 있었던 큰 요인 같아요. 그리고 디테일하게 그려진 소품도 관전 포인트 였고요. 이 작품은 시청자들이 상상하게 만들고 향수에 젖게 만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어우러졌던 것 같아요.”

정은지는 서인국과 함께 듀엣으로 부른 ‘올포유(All for you)’와 ‘우리 사랑 이대로’로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앞서 정은지는 같은 소속사 비스트의 양요섭과 ‘러브 데이(Love day)’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누구와의 호흡이 더 잘 맞았을까.

“솔직히 인국이 오빠랑 호흡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연기로 함께 하던 것이 있어서 노래할 때도 그 때의 호흡이 나오는 것 같아요. ‘엠카운트다운’에서 듀엣 무대 첫선을 보였는데 ‘올포유’에서는 시원이와 윤제의 학생 때 풋풋한 사랑, ‘우리 사랑 이대로’는 두 사람이 어른이 된 후의 애절한 감정이 노래에 묻어나더라고요.”

“연기에 이어 발표한 음원도 많은 사랑을 주셔서 지금 정말 행복해요. 제가 본업이 가수인데 노래도 사랑받고 연기라는 분야에서도 사랑받는 것이 느껴지니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에요. 언제 또 이런 관심을 받고 될까 걱정도 되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실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가수로서 무대 위에서만 팬들과 소통하던 정은지는 현재 배우라는 직업에 흠뻑 빠진 듯 했다.

“가수로 무대 위에 섰을 땐 팬들에게 기를 받았어요. 제 목소리 하나하나에 직접적으로 반응해주시잖아요. 팬들하고 교감이 정말 가수로서의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그리고 연기는 제가 아닌 모습으로 다른 사람에게 비쳐지는 데 그 모습이 또 저인 것이 신기해요.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은 전데 그 드라마를 보면 저라는 생각이 안들더라고요.(웃음)”

정은지는 오는 11월 디지털 싱글로 에이핑크 메인보컬의 모습으로 팬들을 다시 찾는다. 성시원을 벗고 이제 오로지 정은지만의 매력을 어필 할 각오다.

“지금까지 ‘응답하라 1997’을 많이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지켜봐주세요. 실망시켜드리지 않는 은지가 될께요.”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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