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감기만큼 흔한 ‘질염’…부끄럽다 숨겼다간 ‘독감’될 수도
여성 75%가 일생에 한번은 발병
여름철 물놀이 곰팡이 쉽게 번식
폭염에 면역력 저하도 한 요인

악취·분비물·배뇨시 통증 전조증상
세정제로 청결 유지 최선 예방책
스키니 같은 타이트한 옷차림 삼가야


연이은 태풍으로 여름 막바지 습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스멀스멀 퍼지는 냄새 때문에 고민인 여성들이 많다.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각종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데 우리 몸도 곰팡이가 들러붙을 수 있다. 특히 여성은 폭염으로 인해 인체 저항력과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피부 조직이 약하고 민감한 외음부에 세균이나 곰팡이가 급증해 질염에 걸릴 수 있다. 또 일상에서 벗어나 해수욕장이나 워터파크 등 물이 많은 곳에서 여러 사람과 어울리다 보면 외음부에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

이러한 질염은 그 자체로 건강을 위협하고 심한 가려움과 분비물 증가, 불쾌한 냄새를 동반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그러나 질환의 특성상 말하기 꺼려져 차일피일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질염은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 평소 신체변화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청결 유지 등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사진제공=지노베타딘]

▶감기만큼이나 흔해=질염은 칸디다 질염, 세균성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칸디다 질염은 여름철 면연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물놀이를 즐긴 여성들에게 쉽게 발견된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칸디다 질염의 원인인 곰팡이가 쉽게 번식하기 때문이다. 칸디다 질염은 여성의 75%가량이 일생 동안 한 번은 걸릴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여성의 감기’로도 불린다.

질 안에 정상적으로 서식하는 균이 그 기능을 잃거나 수가 감소하면서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면 세균성 질염에 걸릴 수 있다. 혐기성 세균은 보통 1%미만으로 존재하지만 질 내 산도가 높아지면 급증할 수 있다.

또 외부에서 침투한 세균에 의해서 감염성 질염이 발생할 수 있다. 물놀이나 사우나 등을 즐기면 질 안으로 물과 함께 이물질이 침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통기성이 좋지 않은 속옷이나 꽉 끼는 수영복 등을 장시간 착용하면 약산성을 유지해야 하는 질 내부의 산도 균형이 깨져 질염 위험이 높아진다.

여기에 밤샘 근무로 피로가 쌓이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등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질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 체내 호르몬 변화 역시 질염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임신을 했거나 당뇨를 앓고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피임약을 자주 사용하는 여성도 조심해야 한다. 성관계를 통해선 기생충(트리코모나스) 때문에 질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 경우 남녀가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악취나거나 분비물 늘었으면 의심해야=질염은 신체 변화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질 안에는 평소에도 약간 끈적이는 분비물이 나오는데 정상적이라면 냄새도 없고 투명하다. 이 분비물이 흰색이나 노란색으로 변하고 만졌을 때 걸쭉할 정도라면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 또 질염에 걸리면 분비물의 양 자체도 속옷이 젖을 정도로 많아지고 배뇨 때 통증과 화끈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심한 가려움증과 불쾌한 냄새 역시 질염의 증상 가운데 하나다.

질염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상책이다. 질염이 여성에게 감기만큼 흔하다고 해서 가볍게 생각할 질환은 아니다. 질염은 방치하면 심한 염증으로 확대될 수 있다. 자궁이나 나팔관에도 균이 번지면 배뇨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신 중 트리코모나스균에 의한 질염이 생기면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특히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질염은 질 안이 정상적인 산도(ph 4.5~5.1)를 벗어나 세균이 증식하면서 발생하는 만큼 외음부의 청결을 유지해 정상산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은 정상균을 보호하고 산도를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이때 질염의 원인으로 알려진 곰팡이ㆍ바이러스ㆍ박테리아 등을 제거할 수 있는 제품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질염 원인균을 제거하는 세정제를 사용할 경우 예방이 목적이라면 주 2회 정도, 질염이 의심돼 치료를 하려는 경우라면 하루 1~2회가 적당하다.

다만 너무 자주 사용하면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알칼리성 비누를 사용하거나 너무 자주 씻으면 질 안의 산도 균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평소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꽉 끼는 스키니진 같은 옷은 피하고 땀이나 비에 젖은 옷은 되도록 빨리 갈아 입어야 한다. 속옷은 면제품이 좋으며 사탕이나 초콜릿 등 당분 함량이 높은 음식은 곰팡이를 증식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류지원 미래아이산부인과 원장은 “질염은 여성에게 보편적인 질환”이라며 “생활습관 개선과 적절한 관리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신체 변화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혹시 나도? 질염 자가진단법

- 평상시보다 분비물 양이 눈에 띄게 늘었다(1점)

-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신경이 쓰인다(2점)

- 가렵거나 따가운 증상을 이전에 경험해 본 적이 있다(2점)

- 평소와 다른 색깔의 분비물이 나온다(3점)

- 자주 가렵거나 따갑다(3점)

- 소변을 볼 때나 성관계 때 통증을 느낀다(4점)

- 때로 심한 냄새가 난다(5점)

- 화끈거리는 느낌이 날 때가 있다(5점)


▶5점 이하 (초기 질염)=질염이 의심되는 단계다. 평소 생활습관에 따라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생활습관을 체크해 바로 잡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꽉 조이거나 통풍이 되지 않는 옷은 당분간이라도 자제해야 한다. 맨살에 닿는 속옷은 반드시 면제품을 이용하고 분비물이 평소와 다르지 않은지 자주 점검해야 한다. 

▶6~10점 (질염 진행 중)=질염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단계다.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약화시켜 평소 존재하던 균이 과다 번식해 질염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청결에 신경을 쓰고 세정제를 꾸준히 주기적으로 사용해 감염 위험을 낮춰야 한다.

▶11점 이상 (질염 경고)=질염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하루빨리 산부인과를 찾아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질염은 원인이 다양해 그에 따른 관리 방법도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세정제를 하루 1~2회 사용하면 가려움 등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가려움이 심하다고 보디클렌저나 비누 등으로 자주 씻으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대중목욕탕이나 수영장은 금물이다.

[도움말=미래아이산부인과]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