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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 박승윤> 대통령 독도방문 ‘조용한 외교’ 수정 시발점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조용한 외교’를 한다며 독도나 과거사 문제를 엎어두는 데만 급급한 정부의 정책방향을 올바르게 궤도 수정하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것이 ‘조용한 외교’ 기조를 바꾸는 것인가? 이 대통령이 지난 10일 독도를 방문한 후 국내에서 벌어지는 논쟁을 보면서 드는 의문이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의 반발 행보는 거침이 없다. 그들이 원하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추진은 그렇다 치자. 한ㆍ일 재무장관 회담을 비롯한 양국간 고위급 회담을 모두 취소하겠단다. 한ㆍ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하지 않고 한국 국채 매입도 거부할 태세다. 경제력을 무기 삼아 한국을 굴복시키겠다는 오만함이 묻어난다.

사실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의 선전전은 이미 노골화됐다. 올해는 초ㆍ중등학교에 이어 고교 교과서에도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내용을 넣었다. 지난 4월에는 도쿄 한복판에서 정ㆍ관계 인사들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런 상황에서 올 광복절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는데 국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독도 방문은 야당 주장대로 임기 말 정치적 불리를 극복하려는 정치적 이벤트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과거사에 대해 일본인들이 신성시하는 일왕의 사과를 요구하는 발언은 일본 열도를 더욱 열받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수긍이 간다. 하지만 독도 방문을 ‘아주 나쁜 통치행위’라거나 “청와대가 일종의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을 하고 있다”고 비하하는 소리는 거슬린다. 눈앞의 당리당략 때문에 국익은 나 몰라라 하는 소아병적 평가로 들린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조용한 외교’를 한다며 독도나 과거사 문제를 덮어두는 데만 급급한 정부의 정책방향을 올바르게 궤도 수정하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 조용한 외교는 독도를 영토분쟁화하려는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외교적 이슈화를 최대한 막겠다는 전략이다. 대신 역사적 학술적 고찰을 통해 일본의 억지 주장이 국제사회에서 통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전략은 맞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는 ‘조용한’을 ‘무대책’으로 인식했다. 일본이 교과서나 방위백서에 독도 문제를 기술하면 판에 박힌 항의 성명을 내는 것으로 할 일 다한 듯 끝냈다.

그러는 사이 일본은 세계를 휘젓고 다니며 자기들 입맛에 맞는 자료만 제시하며 독도 영유권 주장에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어르기에만 신경 쓰는 수동적 방식의 조용한 외교는 사실상 실패한 셈이다.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적 지배를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려면 대통령이 제주도 방문하듯 독도를 찾아가야 한다. 독도 근해에 대해 일상적인 연구활동을 펼쳐 국제 학계에 성과를 자주 발표할 필요도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이 경제협력 중단이라는 강수를 두면 단기적으로 손실이 우려되더라도 감당해야 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진 대한민국은 이제 일본에 쉽사리 휘둘리지 않는다. 경제 교류가 장기간 중단되면 일본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한ㆍ일 간에 영토 문제와 경제협력의 분리 대응 원칙이 확립될 것이다. 대통령이 독도 방문을 연례화하고 일본의 반발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지구촌에 독도가 한국 땅임을 웅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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