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건설사들이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저가 마케팅 공세를 펼치자 분양단지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주 송도의 랜드마크격 주상복합아파트인 ‘송도 더샵센트럴파크2’ 건물 외벽에는 ‘비싸게 팔아먹고 입 닦으면 그만이냐’, ‘포스코 건설, 입주자가 봉이냐’ 와 같은 원색적인 비난이 담긴 현수막이 내걸렸다. 시공사인 포스코 건설이 하자 보수에 소극적이라는 점과 입주 1년이 되가도록 상가 분양을 하지 않은 데 대한 거센 항의였다.

인근 공인관계자들은 지난달 대우건설이 분양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가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을 마친 것도 입주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지난달 대우건설이 분양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250만원으로 5년 전 분양한 더샵센트럴파크2의 분양가보다 3.3㎡당 100~150만원 정도 낮은 가격이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당시 더샵센트럴파크 대형 평형의 분양가는 3.3㎥당 1600만원에 달했다.

인근 M공인관계자는 “입지가 비슷한 옆 부지에서 신규 분양 아파트가 저렴하게 나온만큼 비싼 가격에 맞는 대우를 해달라는 것 아니겠냐”며 “주상복합 아파트임에도 상가분양을 하지 않아 옆 단지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등 주민불편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센트럴파크가 들어선 제 1공구 부지는 송도 내에서 가장 알짜로 꼽히는 부지다.  애초에 일렬로 늘어선 세 개 부지에 포스코건설이 센트럴파크 1,2,3차를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도중에 세번째 부지의 시공사가 변경됐다.

비슷한 조건을 갖춘 옆 부지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새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기존에 시공사에 갖고 있던 불만이 증폭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미분양 해소를 위한 떨이 판매도 선입주자의 속을 끓게 하는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고양 삼송 아이파크’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미분양 분을 해소하기 위해 500만원 이사 비용 보조, 특별 지원금을 확대, 베란다 확장비 보조 등 사실상 파격할인을 감행하며 떨이에 나서 기존 입주자들과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었다. 일부 주민들은 비대위를 조직해 계약취소와 손해배상 등의 소송을 계획하고 있다. 인근 L공인관계자는 “경기도 일대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이같은 갈등은 비일비재하다”며 “시장 상황이 어렵다보니 입주민, 건설사 모두 남의 사정 봐 줄 여유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은 동탄도 비슷하다. 동탄 1신도시 입주민들도 동탄 2신도시의 대규모 분양을 앞두고 초조하게 ‘운명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동탄2신도시의 분양가가 책정되지 않았지만 동탄1신도시 시세보다 저렴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면서 수요자들이 기존 아파트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동탄 1신도시의 3.3㎡당 평균 가격은 1227만원이었지만 지난달 1212만원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탄의 T공인관계자는 “중심지역 아파트의 경우 몇 달 사이에 기존 매매시세보다 3000만~4000만원 정도 떨어졌다”며 “1차 주민들도 2차 분양가가 얼마에 책정될 것인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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