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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힐 ②탄, 소리없는 발의 절규 ‘무지외반증’
하이힐과 여성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키가 작은 여성에게는 키가 커보이게 도와주고, 각선미를 돋보이게 해주니 그야말로 없어서는 안 되는 아이템 중에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하이힐의 유혹이 우리 발을 휘어지고, 붓고, 꺾이게 만든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좀처럼 포기할 수 없게 만든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하이힐의 유혹에 조금이나마 대항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한때 인터넷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빼어난 외모의 여자연예인들의 모습 속에 가려진 그들의 발이 공개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미모를 가진 그들이 힘겹게 공개한 발의 모습은 팬들로 하여금 ‘신은 공평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주기 충분했다.


얼마 전 김태희는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외모 중 가장 콤플렉스를 느끼는 부위로 발가락을 꼽았다. 그는 방송을 통해 맨발을 공개하며 “발가락 사이가 굉장히 넓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걸그룹 카라 멤버 구하라의 일명 ‘개구리 발가락’도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화보 촬영 중으로 보이는 사진 속 그의 모습은 카라를 대표하는 미인으로 인정할 만큼 빼어나다. 하지만 수줍게 드러난 그의 발가락은 외모와 달리 울퉁불퉁한 개구리 발가락처럼 보여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 같은 문제는 비단 국내의 일만은 아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최근 각종 시상식 레드 카펫에 등장한 세계 톱 여배우들의 발을 공개했다.

할리우드 영화 ‘언더월드 4:어웨이크닝’의 여주인공 케이트 베킨세일, 패셔니스타 ‘케이트 모스’, 미국 드라마 ‘프렌즈’의 히로인 제니퍼 애니스톤 등의 발은 이들의 뛰어난 외모와 달리 보기에 민망할 정도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위에 언급한 인물들은 모두 직업 특성상 하이힐을 신고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연예인들이다. 이들 중에는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는 증상인 ‘무지외반증’에 걸린 경우도 있다.

무지외반증은 크게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선천적인 요인으로는 발가락이 길고 유연한 경우이며, 후천적인 경우는 하이힐이나 폭이 좁은 신발로 인해 발병하게 된다.

과거에는 40~50대 중년여성에게서 자주 발병하는 질환이었지만, 최근 하이힐 착용의 급증으로 인해 20대 젊은 여성에게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하이힐은 10센티가 넘을 정도로 굽이 높고 폭이 좁아서 장시간 착용시 발가락을 서서히 변형시키는 무지외반증을 일으킬수 있다.

나누리강서병원(원장 박정현) 관절센터 박현국과장은 “초기에는 엄지발가락 옆부위가 빨갛게 변하고 약간 아픈 정도라서 위험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점점 엄지발가락이 휘면서 나머지 네 개 발가락에도 영향을 주어 심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발가락의 돌출정도,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발가락 아래의 굳은살 및 통증, 관절탈구, 새끼발가락 쪽의 돌출여부, 관절 운동범위, 아킬레스건 단축, 전체적 관절 유연성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심한 경우 수술을 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나누리강서병원 김경운 과장은 “초기에는 간단한 운동, 바른 신발 착용, 교정깔창 등으로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될 수 없고, 심한 경우 변형된 발가락을 핀으로 고정시키는 절골교정술을 시행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수술법이 발달되어 비교적 간단하게 수술하고, 회복도 빨라 젊은 여성들도 수술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발을 조이지 않는 운동화나 굽이 5센티 이하인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7센티 이상의 하이힐을 꼭 신어야 한다면 다른 신발과 번갈아 가며 신는 것이 좋다. 발로 병 굴리기, 발가락으로 수건 끌어당기기, 발가락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운동 등도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된다.

치명적인 하이힐의 유혹을 이겨내고 올 여름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당당한 미인에 도전해 보자.

조정원 이슈팀 기자 /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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