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쥐 실험에서도 그 효과가 입증된 새로운 척수부상 치료기술이 개발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과 헬스데이 뉴스는 스위스 연방기술연구소(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가 척수 손상 부위에 특수 화학물질을 주입, 전기자극을 가한 뒤 의지력 훈련을 시키는 3단계 치료법으로 척수 두 곳이 끊긴 쥐를 다시 걷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구팀을 이끈 그레고와르 쿠르틴(Gregoire Courtine) 박사에 따르면 이 치료법은 손상된 척수에 모노아민 촉진제(monoamine agonist)를 주입함으로써 끊어진 척수신경을 자극하고 이은 뒤 척추관 부근에 심은 전극을 통해 전기자극을 가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처 ‘척수뇌(Spinal brain)’를 다시 일깨우는 것.

모노아민 촉진제는 하체의 운동조절을 돕기 위해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들인 도파민, 아드레날린, 세로토닌을 대체할 수 있는 특수 화학물질이다.

하지만 척수 절단으로 인해 마비된 다리를 다시 움직이기 위해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연구팀은 특수 로봇 보조장치를 쥐에 착용시킨 뒤 쥐의 뒷다리를 지탱, 쥐가 몸의 균형을 잃을 때에만 이 보조장치가 작동하도록 했다. 그리고는 쥐 앞에 초콜릿 한 조각을 놓고 이것을 먹기 위해 걷고자 하는 욕구가 들도록 훈련시켰다. 시간이 흐르면서 쥐들은 한 발, 두 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더니 곧 달리고 계단을 올라가고 장애물까지 피해갈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첫 발을 떼기까지는 쥐들에 따라 2~3주 간의 의지력 훈련이 필요했다.

쿠르틴 박사는 이같은 훈련 결과에 대해 “절단된 척수부위 전체에 새로운 신경이 형성되고 뇌에도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영국 척수연구소소장으로 재직 중인 마크 베이컨 박사는 “척수부상으로 마비된 신체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이제는 꿈같은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이컨 박사는 “이 실험을 통해 우리는 척수손상에 의해 마비를 회복시키기 위한 재활치료에서 뇌를 포함한 신경계의 구석구석에 대해 적절한 ‘보상 피드백’(rewarding feedback)을 주지 않으면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잠재능력을 극대화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쥐를 통해 효과가 확인되긴 했으나 이 새로운 치료법이 사람에게도 동이랗게 적용될 수 있다고는 단정짓기 어렵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의 최신호(6월1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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