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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수출 실적 보면 세계경제 지형변화 보인다
[헤럴드경제=신창훈ㆍ윤정식 기자]우리나라의 국가별 수출 실적을 보면 세계경제 지형변화가 보인다? 뜬금없는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이다.

한국 경제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더 대외여건 변화에 민감하다. 때문에 우리 경제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세계경제의 흐름 변화다. 특히 올 들어서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의 국가별 부침이 뚜렷하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한국의 수출을 통해 본 글로벌 경제’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 1월부터 4월까지 우리나라의 국가별 수출비중을 분석하고 몇가지 특징을 찾아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수출 상황은 글로벌 경기와 함께 국가별 경기 변화 흐름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우선 세계 경제의 3대 축인 미국ㆍ중국ㆍ유럽으로의 수출 실적 변화가 심하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괜찮고, 중국은 정체, 유럽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미국의 호조’ ‘중국의 부진’ ‘유럽의 급랭’이 우리 수출 환경을 결정하는 3대 변수라는 얘기다.

세계경제의 ‘화약고’인 유럽을 보면 1~4월 우리나라의 대(對) 유럽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7% 감소했다. 재정위기로 인한 급격한 소비위축 때문이다.

문제는 대유럽 수출 감소가 재정위기국에 국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영국, 네덜란드 등 상대적으로 괜찮은 나라에 대한 수출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전민규 한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5일 “그리스, 스페인 등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로 촉발된 경기 둔화가 이웃 나라들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하나 특징은 서유럽과 동유럽이 다르다는 것이다. 올 1~4월까지 서유럽 수출은 독일(-25.3%) 영국(-30.5%) 이탈리아(-25.7%) 네덜란드(-17.3%) 프랑스(-74.7%)에서 대폭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22.2%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러시아,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수출은 10.1% 증가했다.

품목별 희비도 여기서 갈렸다. 우리나라의 주요 품목별 수출 비중을 보면 지난해까지 선박이 1위였다. 선박은 특히 유럽 의존도가 크다. 대유럽 선박 수출이 급감하면서 올 1~4월까지 품목별 수출 비중 1위는 선박에서 정유로 바뀌었다.

대(對)미국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6% 증가했다. 이 수치는 일부 과장된 측면이 있다. 그 동안 미국 수출 실적이 거의 없던 선박이 2~3월에 14억달러 가량 수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박 수출을 제외하더라도 1~4월 대미 수출은 11.0% 증가해 미국 경기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걸 입증했다.

1~4월 대중국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했다. 주춤거리고 있는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반영된 수치다. 품목별로는 합성수지, 자동차부품, 무선통신기기, 철강 등에서 부진했고, 반도체, 정유 등의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4월까지 대중동 수출은 17.6% 늘었다. 고유가로 중동 국가들의 석유 수출 마진이 확대되면서 소비여력이 커진데다, 국가 차원의투자 증가가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등 소비재 뿐 아니라 철강, 합성수지 등 소재류와 설비용 자본재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대아세안 수출은 같은 기간 13.6% 증가했다.

향후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은 중국의 내수 시장이다. 중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내수를 부양하고 유럽 위기가 잦아들기 전까지 세계경제는 물론 우리나라 수출 전망은 어둡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정부나 산업계가 기대하고 있는 지역은 아세안(ASEAN)이다. 정부는 아세안을 미래 한국의 전략 수출 시장으로 꼽고 있다.

윤상흠 지식경제부 무역정책과장은 “아세안에서 우리 원ㆍ부자재를 수입해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하는 산업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한류 효과로 휴대폰, TV 같은 가전부터 가구, 의류 등 제조업 전반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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