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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 정치인의 ‘또다른 꼼수’
통진당 김재연 당선자도 의정부 시댁으로 주소이전
혁신비대위의 출당 피하기…당권파 장악 경기도당으로

“김당선자 살지않고 가끔온다”…당관계자 “사실상 위장전입”
이석기 성남이전 판박이 꼼수



김재연 통합진보당 당선자가 최근 주소를 옮긴 경기도 의정부시 자일동의 한 주택에 실제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당선자는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출당 조치를 검토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서울시당에서 경기도당으로 소속을 옮겼다. 일종의 ‘정치적 위장전입’인 셈이다. 혁신비대위 측은 그동안 김 당선자의 주소 이전을 ‘정치적 꼼수’라고 비난하면서도,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제재조치를 취하지 못해왔다.

지난 20일 본지가 찾은 김재연 당선자의 새 주소지는 경기도 의정부시 외곽에 위치한 300평대의 넓은 주택이었다.

노동자ㆍ농민과 취업을 못한 대학생들을 대변한다는 통진당 비례대표 당선자의 주소지라고 쉽사리 믿기지 않는 전원주택이었다. 관상수 주목나무 사이로 빼꼼히 드러낸 대문 안으로는 물레방아와 정자가 한눈에 들어왔다. 차고에는 체어맨과 폴크스바겐, K5 승용차 등 3대가 주차돼 있었다.

주택 한쪽에 딸린 차고에서 자신을 “여기 기사”라고 소개한 50대 남성은 “김재연 당선자가 이 집 딸이냐”고 묻자 “딸은 아니고 며느리”라고 말했다. 김 당선자가 급하게 주소지를 옮긴 곳은 다름 아닌 시댁인 것이다. 그는 또 김 당선자가 여기에 사느냐는 질문에 “여기 가끔 온다”고만 말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가 출당을 피하기 위해 긴급하게 주소지를 이전, 위장전입 논란이 일고 있는 경기도 의정부의 시댁. 관상수와 정자까지 갖춰진 이 주택은 노동자ㆍ농
민ㆍ서민을 대변한다는 통진당 비례대표의 주소지로 믿기지 않았다. 지난 20일 기자가 찾아갔을 때도 김 당선자는 집에 없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기자가 이곳을 찾은 이날도 김 당선자는 시댁에 없었다. 김 당선자가 전 주소지에 그대로 거주하면서 주소지만 바꾼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남편 최호현 씨는 여전히 서울 도봉구 창동의 31평형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당선자 측은 최근 브리핑을 통해 “불가피하게 시댁으로 옮겼다”면서도 실제 거주 여부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통진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는 곳은 그대로인데 주소지만 바꾼 것은 사실상의 위장전입 아니냐”고 비난했다.

김 당선자가 서울 노량진 통진당 당사에서도 44㎞ 떨어진 이곳으로 급하게 주소지를 옮긴 것은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근거지인 경기도당의 ‘보호’를 받기 위한 꼼수다. 당권파가 주도권을 잡은 경기도당에 소속돼 있을 경우 혁신비대위의 ‘제명 조치’를 지연시키거나 아예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비대위가 김 당선자를 출당시키기 위해선 우선 경기도당 당기위원회에 제소장을 제출하고, 도당 당기위는 제소장 접수 60일 이내에 출당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안동섭 경기도당위원장을 비롯, 당권파가 강세인 경기도당은 이석기ㆍ김재연 당선자에 대한 징계 요구를 각하할 공산이 크다. 김 당선자와 함께 이석기 비례대표 2번 당선자가 서둘러 서울시 사당동에서 경기도 성남시로 주소를 옮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윤희 기자>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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