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등 신체 학대에 자주 노출된 아이의 생물학적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24(현지시각)일 미국 의학뉴스 매체 메디컬 뉴스 투데이는 미국 듀크대학 게놈 과학-정책연구소 긴경과학연구실의 이단 샬레브(Idan Shalev) 연구원의 연구 결과, “폭행ㆍ집단 따돌림 등 신체 학대를 경험한 피해 아동의 경우 시간적-생물학적 연령을 나타내는 염색체 말단의 텔로미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빨리 짧아진다”고 보도했다.

텔로미어란 구두끈 끝이 풀어지지 않게 플라스틱으로 싸맨 끝 부분처럼 염색체의 말단부가 풀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부분이다.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의 길이는 조금씩 짧아지며 그에 따라 세포는 점차 노화되며 죽는다. 인간 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 모두 염색체에 텔로미어를 가지고 있다.

텔로미어는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노화에 의해 길이가 점점 줄어들지만 흡연, 비만, 정신질환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짧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동기에 폭력이나 신체 학대와 같은 물리적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텔로미어가 짧아진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샬레브 연구원은 과거 1100개 쌍둥이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쌍둥이 환경위험종단연구’(Environmental-Risk Longitudinal Twin Study) 조사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아동기에 여러 형태의 물리적 폭력을 겪은 아이가 다른 쌍둥이 형제에 비해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18세가 된 쌍둥이들이 5세, 10세였을 때 채취한 혈액샘플로 DNA 분석을 했으며 폭력에 노출된 경험에 관한 자료는 이들 어머니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수집했다.

샬레브 연구원은 “텔로미어가 남들보다 짧다는 것은 그만큼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높고 수명도 짧아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연구결과는 이날 의학 전문지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발표됐다.

mne1989@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