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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선임기자의 대중문화비평> 부유하는 청춘…드라마‘패션왕’그 뻔뻔함(?)에 대하여

  • 동대문시장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성공하는 4명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패션왕’. 가진 것 없는 영걸(유아인 분·왼쪽부터)과 스펙은 약하지만 천부적인 디자이너 자질을 지닌 가영(신세경 분), 그리고 재력이 든든한 재혁(이제훈 분)과 완벽해 보이지만 상처투성이인 안나(권유리 분) 등을 통해 청춘의 불안한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 기사입력 2012-04-1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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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공식화된 선악구조 탈피
속내 드러내지 않는 쿨함
예측불허 의외성에 신선감

짐승남 영걸 야성적 매력 물씬
가영과 러브라인도 시청포인트


SBS 월화극 ‘패션왕’은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의 불안한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동대문시장에서 시작해 우여곡절을 거쳐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성공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진 것 없이 동대문시장 영영어페럴에서 일하는 가영(신세경 분)과 그 회사 사장 영걸(유아인 분)이나 재력이 든든한 재혁(이제훈 분), 완벽해 보이지만 상처투성이인 안나(유리 분), 이 네 남녀는 모두 뭔가 일이 잘 되지 않는다. 돈이 많은 재혁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돈밖에 모르는 CEO 아버지의 벽을 넘고 인정받아야 하는 처지다.

이들은 사랑을 하려고 해도 계급적 상황이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모두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다. 이런 게 ‘쿨’한 세대의 특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욕망의 흐름들이 헷갈리기조차 한다. 남녀관계에서 감정의 흐름을 쉽게 통제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가 이미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시도했던 장치이기도 하다.

가영은 영걸을 좋아하지만 영걸은 이를 알면서도 안나에 대한 관심을 끊지 못한다. 가영도 능력있는 남자 재혁의 접근을 100% 차단하지 못한다. 그래서 가영은 영걸에게 먼저 키스를 했을 것이다.

안나는 재혁을 사랑하지만 현실적인 벽이 이를 막고 있다. 재혁은 안나에게 결혼하자고 말하면서도 화가 나면 “너하고 나하고 같애”라고 소리친다. 그래서 재혁과 안나의 만남은 짠하고 불안하다. 재혁에겐 가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영걸이 가영에게 목걸이를 주려다 몇번이나 감춰버리는 것도 이해할만하다.

게다가 미니시리즈치고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 오히려 신경이 분산될 정도다. 영걸은 조폭의 애인과 즐기다 밀항하게 돼 선상 반란 사건에 연루되고, 미국에서 불법체류자로 지내다 체포돼 복역하게 된다. 가영은 주마담(장미희 분)의 방해로 인해 천신만고 끝에 입학했던 뉴욕 패션스쿨에서 쫓겨난다. 이들 네 남녀는 같은 시기에 미국에 갔다가 모두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비로소 이야기가 한 곳으로 집중됐다.

하지만 네 남녀의 캐릭터가 기존 선악구도로 나눠지지 않을 뿐만이 아니라 이미 공식화된 방식으로 성장하는 게 아니라서 좋다. 캐릭터를 따라가면 부유(浮流)하는 인생들을 느껴볼 수 있다. 오히려 갈등과 대결구도는 이들 청춘과 부모 세대 간에 나타나고, 의식과 개념 간의 갈등도 언뜻 드러난다. 재혁과 안나는 부모 세대의 트라우마를 벗어나려 하고, 돈과 스펙이 부족한 영걸과 가영은 패배의식과 짝퉁정신을 벗어나야 한다.

동대문시장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성공하는 4명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패션왕’. 가진 것 없는 영걸(유아인 분·왼쪽부터)과 스펙은 약하지만 천부적인 디자이너 자질을 지닌 가영(신세경 분), 그리고 재력이 든든한 재혁(이제훈 분)과 완벽해 보이지만 상처투성이인 안나(권유리 분) 등을 통해 청춘의 불안한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특히 매력적인 캐릭터는 영걸이다. 가진 것 없이 태어난 영걸은 같은 처지인 가영을 도와 동대문 의류 사업을 성공시키는 단순한 캐릭터는 아니다. 영걸은 가난하면서 천부적인 사업감각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성실하다기보다는 오히려 뻔뻔하고 바람둥이 기질마저 있다.

조폭 두목의 여자와 눈이 맞아 밀항하는 신세가 됐고, 선상 반란에 연류돼 미국에서 불법체류자로 살다 추방당하기까지 한다. 그는, 자신의 눈으로는 멋있는 여자일 수밖에 없는 안나를 보면서 키스를 하고 싶은 욕망을 주체하지 못한다.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가영에게는 파견근무하는 재혁 회사의 창고에서 원단을 도둑질해오라고 시키기까지 한다.

영걸은 이토록 야비한 면도 지닌 복잡한 캐릭터지만 꽤 멋있다. ‘짐승남’에 사람을 믿어주고 묵묵히 지원할 줄도 안다. 애를 낳을 때를 제외하고는 미싱을 놓은 적이 없는 ‘언니들'의 월급을 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책임감도 있다.

이런 영걸을 유아인이 썩 잘 표현해내고 있다. 유아인은 중남미 계열의 구릿빛 섹시미남이다. 꽃미남보다 한 수 위다. ‘성균관 스캔들’에서도 짐승남의 모습을 보였지만 영걸은 야성적 매력을 지니고 있다.

영걸은 디자이너의 피를 가진 고졸의 가영이 더는 망신당하지 않고 실력으로 당당히 성공할 수 있게 지원해줄 것이다. 영걸이 주마담의 손아귀에서 가영을 구해낸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영걸은 ‘스펙’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기대주다.

영걸의 오기와 야망이 가영의 재능을 결국 꽃피우게 해 ‘동대문 패션신화’를 창조할 것이라는 믿음이 시청자의 기대감이자, 관전 포인트다. 물론 두 사람(영영커플)은 사랑도 이뤄낼 것이다. 영걸의 뚝딱 만든 빈티지 코트에 관심을 보여온 마이클이 영걸에게 납품을 제의했다. 이들의 성공스토리는 이미 시작됐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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