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국 점포망 최대…5大 금융그룹 도약
NH농협금융지주 오늘 출범…비전과 과제
우리·하나·KB·신한 이어
지주사 자산규모 5번째
하나로마트 대형화 계획도

현물출자·전산시스템
현장 농업인 요구도 숙제로


농협이 2일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를 뼈대로 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완료하고 농협중앙회와 NH농협경제지주, NH농협금융지주의 ‘1중앙회 2지주’ 체제로 본격 출범했다. 51년만의 개편이다. 거대 농협의 등장으로 기존 금융권과 유통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의 도전이 기회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금융과 농축산물 유통 사업의 분리를 통해 전문성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런가 하면 중앙회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냉혹한 경쟁체제에 편입되면서 치열한 시장경쟁을 어떻게 뚫고 나갈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거대 농협 막강 점포= 농협은 금융부문에서 국제 수준의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변모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이번 개편으로 신설되는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과 함께 기존 금융관련 자회사 7곳을 거느리게 됐다. 지주사 자산은 2011년말 기준 240조원. 우리금융(394조원), 하나금융ㆍ외환은행(366조원), KB금융(363조원), 신한금융(337조원)에 이어 5번째다.

특히 전국에 퍼져 있는 NH농협은행의 영업망(2월말 기준 1175개)은 KB국민은행(1162개)을 웃돌고 있다. 여기에다 지역농협(지역농협조합 1165개, 영업점 4449개)의 위력까지 고려하면 농협은 기존 금융지주사들의 영역을 언제든지 무너뜨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개편으로 가장 긴장하는 곳은 보험업계. NH농협생보는 업계 4위, NH농협손보는 업계 9위다. 농협은행은 이날 전국 1175개 점포망과 대고객 이벤트를 무기로 적극적인 방카슈랑스 영업에 나섰다. 그동안 농협보험을 취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방카슈랑스 전문은행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금융자산 420조, 공룡 유통대기업= 농협금융지주는 오는 2020년까지 금융부문을 총자산 420조원, 순이익 3조800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11.6%의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키우겠다는 3단계 발전전략을 세웠다.

신충식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농협은행은 전국적인 점포망과 고객군을 기반으로 선도은행 지위를 굳건히 지켜야 한다”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은행 이외의 금융계열사들도 특성에 맞는 성장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경제지주는 기존 경제 관련 자회사 13개를 편입하고 중앙회가 맡은 판매ㆍ유통 등 경제사업을 오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맡는다.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농협은 지난해 6월 기준 56개 직영 하나로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소매유통 점유율에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에 이어 4위다. 농협경제지주는 직영 하나로마트를 60개로 늘리고 영세한 2070개 지역농협 하나로마트를 대형화할 계획이다.

농협이 2일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농협은 중앙회와 경제지주, 금융지주로 분리돼 운영된다.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 건물에 새 농협의 출범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도전과 과제= 새 출발한 농협의 앞날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정부와 농협은 현물출자 대상 주식을 계속 논의해야 한다. 농협은 산은지주와 기업은행 등 유동화가 쉬운 주식을 선호하지만 정부는 이 주식들의 비중을 최대한 줄이려 한다.

툭하면 터지는 전산사고도 골칫거리다. 농협은 지난해 4월 최악의 전산사고를 겪은 이후 지난달까지 전산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불안한 전산시스템은 언제든지 농협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정부는 5조원을 지원하는 만큼 농협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한다. 농협은 정부의 관리를 받으면서 농업인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렴해야 하는가 하면 금융과 유통 분야의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