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 포럼> ‘좋은 나라’의 전제는 공정과 절제
대기업 우월한 자본력 바탕

자영업자 영역까지 침투

공정한 게임의 룰 지켜야

국민에 박수 받을 수 있어

‘좋은 나라’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고 싶은 바람은 모든 인류의 ‘원초적 소망’이다. 19세기 말 미국 사회는 독점자본주의의 횡포를 겪으면서 ‘독점방지법’ 제정 등 자본주의의 변곡을 겪었다. 당시의 문제의식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지적된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논의는 우리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0%가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답했고, 한국 사회에선 ‘게임의 룰’이 망가졌다는 지적과 함께 심화되는 ‘승자독식’에 대한 분노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예전보다 잘살게는 됐지만 더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공정함과 제대로 된 사회에 대한 국민적 목마름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정성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대처하고, 압축성장 과정에서 배태된 그림자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공정사회’를 핵심 국정기조로 삼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관예우 관행을 개선하고, 열린 고용 실현과 교육 희망사다리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건강한 시장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골목상권 보호, 하도급 관행 개선 등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 환경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공정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 특히 기업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지적도 다수 제기되고 있다

기업은 우리 사회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암울했던 시절,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기업인과 현장근로자, 그리고 국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궈냈다. 세계 곳곳에서 일류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는 우리 대기업들의 선전을 보면 자랑스러운 마음이 든다. 그러나 최근 일부 대기업의 행태는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우월한 자본력과 영업망을 무기로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사업영역에 침투하는 것은 물론 떡볶이, 순대 등 서민 먹거리에까지 진출해 비난을 사고 있다. 또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나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와 부의 대물림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우리 사회의 ‘공정성’의 척도로 부각되고 있다.

창의와 자율을 바탕으로 기업활동이 이루어지고, 대-중소기업이 갑-을 관계에서 벗어나 진정한 ‘파트너십’ 관계에서 상생협력해야 한다.

통상 국민과 국가는 ‘물과 배’의 관계로 비유된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언제든지 가라앉힐 수도 있다. 오늘날 기업에 요구되는 덕목은 국민의 실망을 사랑과 신뢰로 전환시켜 나가는 현명함이다.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골목상권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정신을 갖춰야 국민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 이제 기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또 공정한 게임의 룰이 제대로 지켜질 때에야 우리가 바라는 ‘좋은 나라’ ‘명실상부한 선진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