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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철 많이 나는 코피, 코 질환 때문일 수도
날씨가 추워지면 감기 못지않게 코피 환자도 증가한다. 특히 올 겨울처럼 강우량이 적어 건조한 날씨에는 특히 코피가 쉽게 난다. 코 속이 건조해져 조금만 자극이 가해져도 출혈이 발생하는 것. 어쩌다 한 번 코피가 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반복적으로 코피가 나면 큰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워진다. 만약 외부 충격 없이 코피가 자주 난다면 코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건조함은 코피를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같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남들보다 코피가 자주 나거나 주기적으로 출혈이 있다면 코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코 속 물렁뼈가 휘거나(비중격만곡증) 코 속에 염증이나 물혹이 있으면 코피가 더 쉽게 난다. 유독 코피가 잦다면 코 질환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특별한 코 질환이 없다면 평소 코 속을 촉촉하게 하고 실내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코피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차적 원인은 건조한 환경… 가벼운 자극에도 쉽게 출혈=코피는 일차적으로 건조한 환경 때문에 많이 생긴다. 코 속은 50% 정도의 습도에서 촉촉하게 유지되는데, 습도가 낮으면 코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딱지가 생기기 쉽다. 특히 겨울철은 바깥 기온은 낮고 실내는 환기가 잘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난방을 하기 때문에 실내공기가 건조해 코 속이 마른다. 따라서 가벼운 자극에도 점막이 벗겨질 수 있고 점막 아래 혈관이 노출돼 혈관이 터지기 쉬운 상태가 되어 코피가 날 수 있다.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코피가 나는 경우가 더 많은데, 보통 비강건조증으로 인해 코에 불편함을 느껴 코를 세게 파거나 비볐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체내 수분량이 적어 코가 더 쉽게 건조해지므로 가려움을 잘 느낀다. 특히 비염 같은 코 질환이 있는 어린이는 코가 잘 막히고 코 점막의 분비 기능이 떨어져 비강건조증이 생기기 쉬운 데다 코를 많이 풀기 때문에 코피가 잘 난다.

▶코 구조 문제로 코피 자주 난다면 수술로 치료 가능=코피가 반복적으로 나는 경우가 많다면 코에 구조적인 이상이 있을 수 있다. 코를 좌우로 가르는 연골인 비중격이 한쪽으로 휘어졌거나 돌출되어 있다면 공기가 코 속을 원활하게 오가지 못해 집중적으로 특정 부위에만 마찰이 일어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해당 부위의 점막이 손상돼 혈관이 터지면서 코피가 수시로 난다. 이는 비중격만곡증이 원인으로 성인 만성 코피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질환이다. 비중격을 바로 잡아주는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비갑개가 기형일 경우에도 코피가 나기 쉽다. 코 안쪽에서 인두에 이르는 비강의 외벽에는 선반처럼 생긴 살덩어리가 있는데, 이것이 비갑개이다. 선천적으로 비갑개가 기형이면 코 속 공기의 흐름을 변화시켜 특정 부위만 세균 등에 집중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 밑의 점막이 쉽게 건조해져 가벼운 외상에도 혈관이 터진다. 비갑개가 비정상적으로 크다면 수술로 문제가 되는 일부만 제거하면 된다.

이 외에 코 속에 물혹(비용종)이 있거나 염증이 있을 때도 코피가 나기 쉽다. 또한 비염이나 축농증 등의 코 질환이 있는 경우 일반인보다 코 점막의 분비기능이 떨어져 코 속이 건조해지기 쉽기 때문에 코피가 날 가능성이 높다. 지혈을 해도 출혈이 계속된다면 전기 소작 등의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점막 바깥으로 혈관이 뚜렷하게 돌출되어 있을 경우 출혈이 지속될 수 있는데, 이때는 전기소작기나 레이저로 치료해 코피의 재발을 막는다.

▶콧등 대신 콧방울 5분간 눌러서 지혈… 평소 실내습도 50% 유지해야=

일단 코피가 나면 응급처치를 신속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피가 났을 때는 새끼손가락 크기로 솜을 뭉쳐서 코 속에 밀어 넣고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엄지와 검지로 콧방울을 5분 정도 눌러준다. 콧등을 눌러주는 것은 잘못된 방법으로, 코피는 코 속 점막에 분포하는 혈관에서 나오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 얼음주머니나 찬 수건을 콧잔등과 뺨에 대주는 것도 좋다. 이는 코 속 점막의 모세혈관을 수축해 코피를 빨리 멈추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하면 보통 10분 이내에 코피가 멈추는데, 계속 피가 나온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평소 코피를 예방하기 위해선 코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건조해지기 쉬운 겨울철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 습도를 50%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코 질환이 있어 코 점막이 쉽게 건조해지는 경우라면 바셀린 같이 기름기가 많은 연고를 코 안쪽에 살짝 발라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도움말 :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전문클리닉 이용배 원장)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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