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 사람> “사람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야죠”
NGO 첫 공모제 대표…양호승 월드비전 회장
기업인 출신 노하우로 효율성 향상

농업기술 전수 등 北지원사업 박차


“사람 가치가 가장 우선입니다. 나눔이란 것도 내가 가진 것은 잠시 맡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란 생각에서 시작하는 것이죠.”

SK와 CJ제일제당 등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인이 NGO단체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공모제를 통해 대표에 선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양호승(64) 월드비전 신임회장이다.

양 회장과 월드비전과의 인연은 의학을 전공하는 아들의 소개로 시작됐다. “이미 월드비전의 후원자였던 아들이 아프리카 아이를 후원하면서 즐거워하던 모습을 봐왔죠. 아들에게서 배운 셈인데, 기업에 있을 때도 늘 봉사하고 나누는 삶을 그려왔죠”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월드비전이 NGO 중에서는 최초로 공개채용 형태로 회장을 선출하면서 지원제의를 받게 됐다. 그는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을 위해 NGO 역사상 최초라고 하더군요. 정말 많은 절차와 인터뷰를 거치면서 제가 꿈꾸던 ‘나누는 삶’과 부합되는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라고 지원동기를 밝혔다.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양 회장은 포부가 확실했다. “월드비전은 전 세계에서도 그 전문성과 투명성을 인정받아, 세계식량계획(WFP)의 유일한 공식협력기관으로 선정된 곳이죠. 규모적으로 가장 큰 NGO이고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인 만큼 제가 지금까지 기업에서 배운 마케팅 노하우, 경영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월드비전 사업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생각입니다”라며 기업의 사회적활동(CSR)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1월 초부터 인수인계를 받기 시작해 19일 취임식을 갖는 양 회장은 아직 업무파악 중이라면서도 크게 네 가지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적 지원과정을 개설해 구호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고, 한비야 씨를 초대교장으로 한 세계시민교육을 전개하는 한편, 위기가정지원과 북한의 토양 연구사업을 들었다.


특히 양 회장은 북한사업에 관심이 크다. 그는 “12월 중순에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단순히 식량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식량을 확보하는 방법을 알려주자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11년 동안 꾸준히 농학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씨감자 생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지역사업 개발사업을 위해 교육, 의료까지 사업의 폭을 넓히고 함경도, 평안북도까지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월드’라는 기관명으로 인해 해외사업에만 치중한다는 이미지를 경계한다는 양 회장은 “원래 시작이 국내 사업에서 시작된 단체입니다. 61년전 전후 고아와 미망인을 도와주기 위해 시작해 현재 전국에 18개 지부를 갖고 결손아이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12년 동안 배달된 도시락 개수만 무려 600만개, 그는 재임 기간 중에 1000만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19일 취임식을 갖고 3년의 임기 동안 왕성한 국내외 활동을 해야 하는 양 회장은 체력에는 자신이 있다며 웃어보였다. 등산을 즐긴다는 그는 “산은 오를 때마다 힘들지만, 어느 새 또 산을 오르는 저 자신을 봅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을 오르면 얻는 게 많기 때문이겠죠. 사실 요즘은 시간이 부족해 운동을 많이 못하고 있지만, 그동안 길러온 체력을 바탕으로 세계를 누비며 국제사회 빈곤을 퇴치하는데 일조할 생각입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