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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혜경 부산시교육감, 여성의 섬세함으로 ‘지성과 감성 어우러진’ 공교육 조각
‘국내 첫 여성교육감’으로 관심을 받는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이 여성 특유의 감성으로 최근 학교폭력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인터뷰를 위해 들어선 집무실 분위기에선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단아함이 묻어났다. 원탁을 두고 마주한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에게선 임기의 반을 훌쩍 넘어선 선출직 교육감으로서 기대할법한 포퓰리즘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단지 평생을 교육일선에서 살아온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걱정하는 진심이 전부였다.

“근래 들어 학교를 중심으로 안타까운 일들이 참 많이 일어났습니다. 학생시기엔 무엇보다 바람직한 인성형성이 중요합니다. 감성과 지성이 조화를 이룬 올바른 학생들로 교육해나가야 합니다.”

최근 발생한 학교폭력과 피해학생의 자살 등 일련의 비극적 결과들을 바라보는 임 교육감의 시선에선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폭력과 경쟁으로 점철된 사회현실이 오롯이 투영된 학생들의 모습에 평생을 일선에서 살아온 교육자로서 일종의 패배감마저 느끼는듯 했다.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다양한 방법이나 일시적 대책은 세울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인성교육을 감당하는 학교 공교육이 올바르게 서지 않고서는 궁극적인 학교폭력 근절은 기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교육은 장기적인 계획과 실천의 영역이며 단기적, 외형적 성과에 초점을 둔다면 지엽적인 논의에 머무르게 될 것입니다”

지역 교육계 수장으로서 정책 색깔이 약하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자신만의 화법으로 꾸준히 교육의 기본을 강조해온 셈이다.

임 교육감은 올해 안전하고 폭력없는 학교환경 조성을 다짐했다. 우선 폭력에 노출된 교육환경부터 꼼꼼히 챙겼다. 배움터지킴이를 620개 초ㆍ중ㆍ고 모든 학교에 배치하고, 어린이 안심알리미 서비스는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해 등ㆍ하교 문자서비스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 지자체와 연계한 ‘CCTV 통합관제센터’를 구축ㆍ운영하고, 365일 24시간 상담 및 신고 접수가 가능한 학교폭력 긴급전화도 운영한다.

최근 교육계 이슈로 떠오른 고입고사 부활 등에 대한 입장도 명확히 했다. 중학생들의 학력저하가 교육계 화두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고입고사 부활로는 진정한 학력신장을 가져올 수 없다는 생각이다. 임 교육감이 제시한 학력신장 방안은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키우는 것. 이를 위해 학습플래너를 사용토록하고 학교마다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애쓰고 있다.

또한 정보사회의 급속한 변화에 발맞춰 스마트 교육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교육 확대를 앞두고 올해 총 18개 학교에 스마트기기를 보급하고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수업과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최근 우수교사 50명으로 구성된 스마트교육 서포터즈를 발대하고 스마트기기에서 사용될 수 있는 콘텐츠 개발 및 다양한 교수학습 모델 개발에 나섰다. 올해 전체교원의 25% 이상을 대상으로 스마트교육을 대비한 교육을 강화한다.

교과서를 벗어나 영어마을을 활용한 체험식 영어교육 강화도 강조했다. 공교육과 연계한 다양하고 특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학생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커리큘럼으로 운영하며, 다양한 환경에서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체험실 확대 및 다변화를 추진코자 한다. 초등 6학년 영어체험학습의 일회성 교육을 극복하고자 IPTV 및 스마트폰을 활용한 ‘스마트 영어마을’ 구축사업에도 본격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올해부터 수학ㆍ과학 창의체험 교실도 운영한다. 구 부산중앙중학교를 활용, 학생ㆍ학부모를 위한 창의체험학습실을 설치해 수학ㆍ과학 융합영역의 체험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며, 창의체험전이나 수학ㆍ과학축전 등도 개최키로 했다.

안전한 교육환경을 바탕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교육격차를 해소하면서 공교육 내실화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교육역량을 강화하고 청렴한 교육행정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만족하는 교육현장을 실현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학교교육이 시민의 재능기부로 더욱 풍성해지는 ‘교육기부’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전국 최초로 실시한 사교육 제로 프로젝트도 본격 궤도에 진입할 전망이다. 영도동삼지구 12개 학교를 중심으로 실시되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이미 ‘스스로 학습 결심’ 선포식을 가지고, 한국해양대 및 영도구청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프로젝트 실시후 초등학생의 경우 기초학력미달학생이 전년대비 37% 감소했으며, 보통학력 이상 학생이 전년대비 4% 향상됐다. 중학교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전년대비 52% 감소했고, 보통학력 이상 학생이 전년대비 15%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 한해는 부산교육의 긍정적 변화가 현장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그리고 보다 알차게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단시간에 드러나는 성과를 추구하기보다 한알의 밀알처럼 훗날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 희생하는 삶을 과감하게 선택한 임 교육감의 교육가적 혜안이 부산 교육을 바꿔주길 바라본다.

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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