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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열병’…사랑하면 몸 아픈 과학적 이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소개팅을 한 이현주(23) 씨는 요즘 혈색이 좋아졌다는 소리를 듣는다. 얼굴은 홍조를 띠고 에너지도 넘친다.누가 봐도 사랑에 푹 빠진 모습이다.

그러나 당사자는 웬일인지 자꾸 몸이 아프고 입맛도 없다. 솔로인 친구들에게 ‘나 요즘 몸이 안 좋아’라는 소리를 하자, ‘배부른 소리 한다’며 핀잔을 주기만 한다. 사랑에 빠진 그녀가 아픈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랑하면 열병을 앓는다”는 말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랑을 하면 무언가에 집중하기도 힘들고 잠도 잘 오지 않는다. 입맛이 없기도 하고 심하면 가슴통증이나 메스꺼움까지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유별난 사랑의 열병은 ‘비정상적인 감정 과잉’이 아니라 실제 사랑하는 감정이 유발한 호르몬 작용에 대한 자연스러운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적 이론이 증명됐다.

미국 저널리스트인 에슬리 앤 베어(Ethlie Ann Vare)가 내놓은 ‘사랑 중독: 성(性), 로맨스, 그리고 다른 위험한 약물들(Love Addict: Sex, Romance, and Other Dangerous Drugs)’에는 전문가의 견해를 바탕으로 ‘사랑의 열병’에 대한 원인과 증상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책에 따르면 사랑에 빠진 사람은 뇌에 흥분한 감정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자궁수축 호르몬인 옥시토신(oxytocin)이 사람의 몸에 분비된다. 이들 화학물질과 호르몬은 마음에 드는 이성을 보면 상호작용을 일으켜 정신각성제인 암페타민(amphetamine) 몸에 투약한 것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게 한다. 암페타민은 매우 강력한 중추신경 흥분제로서 마약의 일종인 필로폰도 암페타민류 중 하나다.

즉 사랑에 빠진 사람은 과도한 호르몬 분비로 기분이 좋아지고 정신이 맑아지며 다른 사람과의 유대감을 높여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일종의 약물 중독과 비슷한 것이어서 긍정적인 효과 외에 여러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속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입맛이 떨어져 밥이 안 넘어가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사랑이 밥 먹여 주느냐”는 소리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사랑이 밥을 먹여 주지는 않지만, 밥 안먹어도 배고프지 않게는 해준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그러나 사랑에 빠지면 얼굴이 홍조가 되고 에너지가 넘치는 건 도파민의 적당할 때 나타나는 긍정적 효과다.
특히 사랑이라는 감정에 집착할수록, 이런 증상은 심해지는데 심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메스꺼움까지도 느끼게 된다. 이런 느낌은 우리가 큰 무대앞에 나가기 전이나 면접 직전, 혹은 마치 수능시험 전날의 긴장 상태와 비슷한 것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사랑의 열병은 짧으면 6개월, 길어도 2년 안에는 사라진다.

김지윤 기자/ j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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